선거유세·투표독려 등 'SNS 이벤트' 지속
비대면 대선운동서 '2030 관심' 확산 효과
"디지털 선거, 표심에 충분히 영향 끼칠 것"
사전투표와 함께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통령 선거 경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선거 유세와 투표를 독려하는 SNS 이벤트를 통해 20·30세대와 중도층을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SNS와 관련한 내홍을 겪고 있는 만큼 20·30에게 영향력이 강한 온라인 대선운동에서 격차가 벌어질 가능성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천 동구 미추홀구를 지역구로 둔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일부터 SNS에서 '석열이형 투표했어?'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사전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으로 SNS에 익숙한 20~30대의 투표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고안됐다. 참여 방법은 본인이 참여한 사전투표소에 '투표했다 석열이형'이라는 글을 적은 종이를 들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식으로 진행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면 운동에 제약이 걸리면서 이번 대선에선 SNS를 중심으로 한 비대면 활동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국민의힘은 SNS를 통해 번이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선 청년을 중심으로 한 '청년보좌역'을 정책본부에 추가하면서 본격적으로 SNS를 겨냥한 것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단 평가다.
윤석열 대선후보는 지난 1월 본인 페이스북에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짧은 글을 올려 큰 호응을 얻는데 성공했다. 이어 '병사 월급 200만원' '성범죄와의 전쟁선포' 등 굵직한 이슈를 짤막하게 SNS에 올리면서 여론형성에 성공했다.
최근 광주·호남지역의 핵심 문제로 떠오른 '종합쇼핑몰 유치'도 SNS에 빠르게 확산되면서 급격하게 여론이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내 청년을 중심으로 한 청년보좌역들이 하남시에 위치한 '스타필드'를 직접 방문해 광주 내 복합쇼핑몰 유치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영상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 국민의힘은 전국 유세차 위치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유세차 연설을 신청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유세의힘' 등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어 청년 공약 카테고리나 인기 공약 영상, 카드 뉴스 등을 정리한 플랫폼 '윤집' 등도 2030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반대로 최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SNS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4일 민주당 SNS 조직 디지털전략팀 40인은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 후보에 대한 공식적인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의 전·현직 당직자, 전국대의원, 권리당원으로 이뤄진 이들은 민주당 내에서 SNS업무를 담당해왔다.
이들은 "우리는 당직자의 직분으로 또는 자발적 지지자의 열정으로 SNS를 담당하며 정치의 최전선에서 싸웠던 사람들"이라며 "참으로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적게는 몇 년, 많게는 수십년, 민주당 당원으로서 자부심과 열심을 가지고 활동했던 우리는 오늘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또 '나꼼수' 출신 방송인이자 이재명 대선후보를 공개 지지해온 김용민씨가 SNS에 때 아닌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성상납 의혹을 꺼내든 것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김씨를 검찰고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 2일 김씨는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가 민주당 내 비판에 SNS 절필을 선언했지만, 재차 의혹을 부각시키며 도마에 올랐다.
홍정민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방송인 김용민씨가 묵언 선언 하루 만에 약속을 깼다. 심히 유감스럽다. 도대체 확인도 검증도 안 되는 주장으로 논란을 부추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아무리 선거 때 경쟁이 치열하더라도 정치에서 지켜야 할 선이 있다. 민주주의의 축제여야 할 대통령 선거와 국민의 관심과 참여에 찬물만 끼얹는 결과만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선거 방식이 변화하면서 디지털은 현재 트렌드 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데 이를 통해 유권자의 관심사를 쫓는 모습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워낙 살얼음판 같은 상황이라 한 번의 언행이 유권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면에서 양면성이 있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