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회장, 롯데칠성 끝으로 한국 롯데 지분 모두 처분
엔데믹 전환에 여행 수요 폭발…면세점 매출 회복 기대감↑
롯데렌탈 상장, 롯데지주 신사업 등 기업가치 높이기 위한 물밑작업 지속
신동빈 롯데 회장의 숙원사업인 호텔롯데 상장이 다시 한 번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간 발목을 잡아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 된 데다 최근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면세업 실적 회복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상장 작업도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동주 회장은 지난 26일 시간 외 매매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롯데칠성음료 지분 전량(2만7445주)을 매각했다.
신 회장은 작년 말 롯데지주, 롯데쇼핑에 이어 올 1월 롯데제과 지분도 모두 처분한 바 있다. 이번 롯데칠성음료 지분 매각으로 그가 보유하고 있는 한국 롯데 주식은 하나도 남지 않게 됐다.
이로써 지난 2015년 시작돼 7년여를 끌어온 롯데 형제의 난도 종지부를 찍게 됐다. 다만 직접 보유한 지분이 없는 한국 롯데와 달리 일본 롯데홀딩스를 통해서는 여전히 일정 부분 영향력을 갖고 있다.
신동주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 지분을 50.2%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한국 롯데 주요 계열사 지분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의 본인 지분과 우호 세력인 종업원지주회 지분을 모두 합칠 경우 신동주 회장과의 표 대결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만큼 과거와 같은 경영권 분쟁이 되풀이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국내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올 들어 외국 단체 관광객 방한도 재개되면서 면세업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면세사업은 호텔롯데 매출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캐시카우다.
경영권 분쟁과 면세업 부진 등 그간 호텔롯데 상장을 가로막았던 걸림돌이 제거되면서 일각에서는 올 하반기부터 상장 작업이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2016년 한 차례 상장을 추진했던 경험이 있는 데다 호텔롯데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롯데렌탈 상장, 롯데지주 신사업 추진 등 물밑작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점을 근거로 든다.
특히 작년 그룹 정기임원인사에서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연임에 성공하고, 호텔군 총괄대표에 컨설턴트 출신 안세진 대표이사를 영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롯데렌탈의 증시 상장과 최근 바이오, 헬스케어 등 롯데지주의 잇따른 신사업 진출 모두 호텔롯데 상장과 연결고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상장 시점은 호텔롯데 핵심 사업인 면세점의 매출 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