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 밤 행사, 낮보다 감동 배가"
北 ICBM 시험발사 방송에 대해서도
"내가 영향을 좀 주지 않았나 싶다"
국보법 위반·일반 이적 혐의 고발돼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북한에 열병식을 밤에 하라고 자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수단체는 탁 전 비서관을 국가보안법 및 형법상 일반 이적(利敵) 혐의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탁현민 전 비서관은 전날 보도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18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연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현 단장은 연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결정 권한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만났을 때 '열병식은 밤에 하라'고 내가 얘기해줬다"며 "밤에 해야 조명을 쓸 수 있고, 그래야 극적 효과가 연출되니까"라고 밝혔다.
이후 북한은 2020년 10월 10일 이른바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을 시작으로 각종 열병식을 야간에 진행하고 있다. 야간 열병식이 진행됨에 따라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최신 전략자산 파악에 다소간의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탁현민 전 비서관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밝게 보여주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은 어둡게 만들어버리면 된다"며 "밤 행사가 낮 행사보다 감동이 배가된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나의 조언) 이후 북한은 계속 밤에 열병식을 했다"며 "북한의 연출이 조금씩 세련돼가고 있다"고 자랑했다.
지난 3월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이 등장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영상을 송출한 것과 관련해서도 탁 전 비서관은 "김정은 뮤직비디오처럼 연출했다"며 "거기에 내가 영향을 좀 주지 않았나 싶다"고 내세웠다.
이처럼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북한의 효과적인 무력시위 방안을 자문하고,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인 ICBM 발사 홍보와 관련해 스스로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발언한 탁 전 비서관에 대해 일부 보수단체는 형사고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수단체는 "탁현민 전 비서관은 자신이 북한의 열병식에 조언을 해줬다고 언론을 통해 자인한 바, 이는 형법상 일반 이적죄 및 국가보안법 위반"이라며 "탁 전 비서관을 형법상 일반 이적죄와 국보법 위반으로 고발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