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말 현금성 자산 1조원, 비영업 자산 매각 잇따라
4개 주요 사업부 중 3개 사업부서 인수‧신규 출점 등 투자
향후 5년간 2.2조 투자…시니어주택사업 등 신사업 추진
엔데믹 전환에 맞춰 호텔롯데의 상장 시계가 다시 돌기 시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들어 면세, 호텔, 레저 등 주요 사업부의 신사업이 잇따라 시작된 데다 비영업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동반되고 있다. 기업가치 향상은 물론 추가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 노력까지 더해지면서 상장을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는 지난 13일 보유하고 있던 롯데칠성 지분 20만주를 시간외매매를 통해 매각했다. 기존 보유 주식 47만3450주 중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이를 통해 총 37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앞서 올 1월에는 롯데건설에 롯데프로퍼티스 HCMC 컴퍼니 지분 30% 중 9%를 221억원에 매각했다. 이어 4월에는 보유하고 있던 관계기업 코랄리스(Coralis)의 지분 100%를 매각 롯데물산에 매각해 786억원을 손에 쥐었다.
최근 잇따라 비영업 자산을 매각하면서 호텔롯데의 현금성 자산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 기준 호텔롯데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376억원에서 올 1분기 말 1조147억원으로 1771억원(21.1%) 늘었다.
향후 투자를 위한 자금 확보와 동시에 주요 사업부의 신사업도 일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호텔롯데는 올 1월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킴튼 호텔 모나코를 약 430억원에 인수했다. 내년 하반기 ‘L7(엘세븐) 시카고’라는 이름으로 오픈할 예정이다.
이번 인수로 호텔롯데는 미국 동부 롯데뉴욕팰리스, 서부 롯데호텔 시애틀에 이어, 중부 대표 관광도시인 시카고에도 진출하게 됐다.
이어 3월에는 부산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문을 열었고, 5월에는 호주 시드니에 시내면세점을 오픈했다.
올 상반기에만 호텔롯데 내 면세, 호텔, 월드, 리조트 등 4개 사업부 중 3개 사업부의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앞으로도 호텔 리노베이션과 면세점 물류시설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예정이다. 여기에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시니어주택사업도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달 24일 롯데그룹이 발표한 37조원 투자 계획에 따르면, 호텔 부문은 전체 투자액의 6%, 2조2200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호텔롯데 매출의 80%를 책임지는 캐시카우 면세사업에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
롯데면세점은 올 하반기 내 코엑스점의 운영을 종료할 예정이다.
코엑스점은 롯데가 2010년 애경그룹의 AK면세점을 인수하면서 운영을 시작했다. 2017년 12월 호텔롯데가 5년간 운영하는 것으로 승인을 받았는데 올해 특허 갱신을 포기하면서 폐점 수순을 밟게 됐다.
롯데면세점은 기존 삼성동과 잠실로 분산돼 있던 강남권 면세점 운영 역량을 잠실 월드타워점으로 집중시킬 예정이다.
강북권은 명동본점, 강남권은 월드타워점을 중심으로 내실경영을 실현하고 상품 및 브랜드 입점 확대, 마케팅 활동 강화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엔데믹을 앞두고 재도약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라며 “코엑스점의 고객을 롯데월드타워점이 흡수할 수 있도록 투자를 확대하고 롯데월드타워, 롯데월드 등 주변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