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멈춰있던 야외 음악 페스티벌이 잇따라 개최된다. 업계에서도 모처럼 활기가 띄는 페스티벌 시장에 반가움을 드러내면서도, 약 3년의 공백에 따른 부작용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야외공연의 절대강자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은 8월 5일부터 7일까지 3일간 열린다. 코로나 관련 정책 완화로 전세계에서 페스티벌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이번 라인업은 넬, 크라잉넛, 자우림 등 국내 밴드 위주로 구성될 예정이다. 다만 어려운 상황에서도 ‘후지 락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인 뱀파이어 위켄드 섭외 소식이 전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후 ‘리스펙 페스티벌’(8월27~28일) ‘썸데이페스티벌 2022’(9월3~4일) ‘랩비트 2022’(9월3~4일) ‘2022 뉴페스타’(9월3~5일) ‘2022 러브썸’(9월17~18일)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 2022’(9월17~18일) ‘2022 조이올팍페스티벌’(9월24~25일)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22’(10월22~23일)등 수도권에서 굵직한 야외 음악 축제가 열리고 비수도권에서도 크고 작은 페스티벌이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대부분 코로나19 이후 2~3년 만에 다시 관객을 찾게 된 경우다.
‘러브썸 2022’과 같이 기존 봄에 열리던 행사가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가을로 연기돼 개최되는가 하면, ‘리슨어게인 페스티벌’(9월16~17일) ‘발라드 페스티벌, 발라당 2022’(9월23~25일) 등 새롭게 시작하는 음악 페스티벌들도 잇따라 등장하면서 그야말로 ‘대중음악 페스티벌 홍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분명 반겨야 할 일이지만, 공연 주최 측은 물론 아티스트 사이에서도 하소연이 쏟아져 나온다. 야외 음악 페스티벌의 경우 개최할 수 있는 날짜가 매우 제한적이고, 많은 관객들을 수용할 수 있는 야외 공연장이 극히 적은 것이 현실이다. 한 페스티벌 관계자는 “그야말로 ‘섭외 전쟁’이다. 야외 페스티벌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고, 관객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선 주말 공연장을 선점해야 하는데 코로나19 공백을 채우기 위한 페스티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다 보니 장소를 섭외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수도권에서 야외 음악 페스티벌이 가능한 곳은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이나 난지 정도가 전부다. 그나마도 난지의 경우 주차 문제는 물론 대관 승인을 서울시에서 하다 보니 그 기준이나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이밖에도 노들섬이나 연세대학교 노천극장 등의 장소들 역시 대부분 주차나 대관 문제에 있어서 허술함이 많아 페스티벌 진행에 있어서 사실상 적절하지 않음에도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장소를 택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출연진 라인업을 두고는 아티스트와 주최 측의 입장 차이도 존재한다. 주최 측은 “아티스트가 없다”고, 아티스트는 “설 무대가 없다”고 말한다. 주최 측 입장에선 수많은 페스티벌 사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유명 아티스트들을 섭외할 수밖에 없고, 그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밴드들은 무대에 설 기회가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더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업계의 긴장감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4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6만5433명 늘어 누적 1921만1613명이 됐다고 밝혔다. 일요일 기준으로 지난 17일 집계됐던 4만342명보다 2만 5091명 증가한 것이다. 현재까지 대부분의 페스티벌 주최 측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페스티벌을 진행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2~3년 전과 같은 대규모 취소와 그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선 명확한 기준에 따른 조치와 코로나19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대처 방안 등을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