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게임 하나로는 부족…넷마블, 신작 '물량공세'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융합장르로 부진 탈출
대작도 다작(多作)에서 나온다.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넷마블이 신작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게임 수를 늘려 일부 대작에만 의존하면서 생기는 위험도 분산시키고 매출 다변화를 꾀하려는 의도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하반기 6개 이상의 게임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연내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게임들은 '모두의마블:메타월드', '몬스터 아레나 얼티밋 배틀', '킹 오브 파이터즈:아레나', '오버프라임(얼리억세스)', 'BTS드림:타이니탄 하우스', '샬롯의 테이블' 등이다.
앞서 넷마블은 지난 1월 열린 제5회 NTP(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에서 20여종에 달하는 신작게임을 공개한 바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전 세계 경제 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한 두 가지 대박 게임으로만 유지하기에는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동시에 서비스하는 형태로 바뀔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넷마블은 대작보다는 다수의 고품질 게임 출시를 목표로 게임사업을 진행해왔다. 모바일게임 수명이 짧아지면서 인기가 떨어지는 게임은 즉각 철수시키고 새로운 게임을 계속 채워 넣는 전략으로 성장해온 것. 넷마블 특유의 빠른 게임개발과 물량공세를 앞세워 많게는 한해 30여종이 넘는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8년 주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되고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신작이 눈에 띄게 줄었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도 NTP에서 "2018년 이후 중국 진출 기회를 상실하고 52시간 근무제, 재택근무 등 개발환경 변화가 생기며 어려움을 겪었다"며 "앞으로 몇 년간은 다양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나 광범위하게 다양한 산업에 결합해 긍정적 성장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심 기대작들의 출시가 미뤄진 게 실적 부진의 주된 원인이 된 셈이다. 결국 대작보다 작은 규모더라도 실패 가능성이 적은 게임들을 많이 출시하는 넷마블이 하반기엔 빛을 볼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넷마블의 글로벌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도 다작 전략의 긍정적 요인이다. 이용자의 지역이나 성별, 연령이 확대되면서 선호하는 게임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넷마블이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해외 매출은 5585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6606억원의 85%를 차지했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북미 49%, 한국 15%, 유럽 12%, 동남아 11%, 일본 8%, 기타 5%로 특정 국가 쏠림없이 전 세계 주요 지역에서 골고루 매출을 냈다.
다만 일각에서는 넷마블의 현 상황에서 다작보다 대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기존 게임수가 많은데 대체로 성숙기를 지났다"면서 "일부 신작의 매출 기여가 다수의 기존 게임 감소세를 극복하고 전체 매출 성장성과 영업 레버리지를 리딩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이어 "슈퍼히트급 신작이 출현하지 않는 한 신작모멘텀과 실적모멘텀을 동시에 달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