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과 시너지 기대
자동차금융 등 경쟁력 강화
현대자동차그룹 직할 경영체제 아래로 편입된 현대캐피탈이 14년 만에 여의도를 떠나 서울역에 새 터를 잡는 등 본격적으로 대 전환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어 주목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지난 주말부터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서울역 인근에 위치한 그랜드 센트럴 빌딩으로 이사를 진행, 내달 말 까지 이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8년 현대카드와 함께 여의도에 자리 잡은 지 14년 만에 본사를 이전하는 것이다.
현대캐피탈이 새로운 터전으로 자리잡은 그랜드 센트럴 빌딩은 지난 2020년 6월에 완공된 신축 빌딩으로, 서울역 인근에서도 대표적인 최고급 오피스빌딩으로 꼽힌다. 지하철 1·4호선·경의중앙선이 연결돼 접근성이 좋고 지하 8층~지상 28층 규모로 넓은 근무공간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현대캐피탈은 이 중 7~17층을 사용하며 약 1000명의 직원들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1차적으로 기업문화 관련부서가 먼저 들어가고 이후 순차적으로 이동해 다음 달 말까지 이사를 완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은 신사옥 이전을 앞두고 사옥 구성 전반에 걸쳐 임직원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등 기대감을 내비쳐 왔다. 또 이번 신사옥 이전을 계기로 새로운 근무제도인 자율좌석제를 도입하는 등 수평적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내세웠다.
업계는 현대캐피탈이 신사옥 이전 후 장기적으론 강남구 삼성동 일대 옛 한국전력 부지에 짓고 있는 2026년 하반기 완공 목표인 현대차그룹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 입주할 것이라는 중론이다.
현대캐피털 사옥 이전은 현대카드·커머셜과의 분리절차를 완전히 마무리하고 본격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접점을 넓히기 위한 행보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9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현대캐피탈 대표 이사직에서 물러났으며, 정 부회장의 아내이자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의 차녀인 정명이 현대커머셜 사장도 현대캐피탈에서 맡고 있던 브랜드부문 대표 자리에서 내려왔다.
현재 현대캐피탈의 최대주주는 현대차로 주식 59.68%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기아가 보유한 주식을 합치면 총 지분율은 99.78%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캐피탈과 함께 해외사업에 진출하고 있는 만큼 현대자동차도 이러한 전략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이번 분할을 통해 현대캐피탈만의 색깔을 더 명확하게 드러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우선적으로 해외사업에 집중하는 등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현대캐피탈은 올해를 ‘전환의 시기’로 보고 글로벌 파이낸스사를 목표로 세웠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기준으로 현대캐피탈은 영국과 중국, 독일, 캐나다 등 13개국에 진출했으며. 지난 1월에는 현대캐피탈 프랑스를 출범시킨 바 있다.
향후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 기아와 원팀 구조를 확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동차-금융-서비스’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상품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디지털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자동차금융 서비스 경쟁력도 빠르게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사옥 이전을 통해 완전한 분리 경영 마무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현대캐피탈과 현대자동차가 어떤 시너지를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