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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리와인드㊽] ‘모범가족’ 이재곤 작가, 장르물에 더한 ‘인간미’


입력 2022.09.01 10:20 수정 2022.09.01 16:23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특수전담반 TEN’ 정통 범죄 스릴러로 마니아 호평

‘모범가족’ 통해 던진 가족에 대한 질문

<편집자 주> 작가의 작품관, 세계관을 이해하면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작가들은 매 작품에서 장르와 메시지, 이를 풀어가는 전개 방식 등 비슷한 색깔로 익숙함을 주기도 하지만, 적절한 변주를 통해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또 의외의 변신으로 놀라움을 선사합니다. 현재 방영 중인 작품들의 작가 필모그래피를 파헤치며 더욱 깊은 이해를 도와드리겠습니다.


이재곤 작가는 지난 2011년 방송된 OCN 드라마 ‘특수전담반 TEN’를 통해 범죄 수사드라마의 정석적인 매력을 보여준 바 있다. 강력 사건 중 해결이 안 된 10% 안팎의 미제 사건을 파헤치는 특별 수사팀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로, ‘TEN’ 팀에 소속된 형사들이 각종 범죄를 파헤치는 과정을 짜임새 있게 담아내며 장르물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았었다. 2013년 시즌2까지 제작되며 큰 사랑을 받았었다.


2017년 KBS2 드라마 ‘맨홀: 이상한 나라의 필’(이하 ‘맨홀’)로 지상파에 첫 진출했으나, 타임슬립을 통해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판타지 장르의 매력을 구현하지 못하면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고 있는 시리즈물 ‘모범가족’을 통해서는 ‘특수전담반 TEN’에서 보여준 장점을 발휘하며 호평을 끌어내고 있다.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평범한 가장 동하가 우연히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처절하게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로, 긴장감 넘치는 전개에 ‘가족의 의미’라는 메시지를 가미하면서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 긴장감 가득한 전개, 충격 반전…범죄 스릴러물의 정석


이 작가의 첫 드라마인 ‘특수전담반 TEN’은 장르물 마니아들의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이었다. 팀장 여지훈(주상욱 분)을 필두로 베테랑 형사 백도식(김상호 분), 프로파일러 남예리(조안 분), 정의감 넘치는 열혈 형사 박민호(최우식 분) 등 매력적인 형사 캐릭터들이 새로운 사건들을 마주하고, 또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범죄물의 매력을 탄탄하게 구현한 것이 호평의 이유였다.


‘테이프 살인사건’을 비롯해 ‘민채원 유괴사건’ 등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면서, 유능한 형사들이 복잡한 사건을 어떻게 해결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동시에 ‘연쇄 살인범 F’의 정체를 둘러싸고 전개 내내 각종 반전들을 선보이면서 시청자들의 깊은 몰입을 끌어내기도 했다. 극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사건을 긴장감 있게 전개하는 동시에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꾸준히 흥미를 유발하면서 범죄 스릴러물의 정석을 보여줬다.


‘모범가족’ 또한 초반에는 다소 익숙한 전개를 보여준다. 파산과 이혼 위기에 놓인 가장 동하(정우 분)가 죽은 자의 돈을 발견하고 범죄 조직과 얽히며 벌어지는 범죄 스릴러로, 평범한 사람이 우연히 마약 사건에 연루된 이후 자신도 모르게 깊이 빠져들며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차근차근 그려나가는 것. 이 과정에서 조직 내 암투나 언더커버 요원의 존재 등 다소 짐작 가능한 그림들이 이어지기도 하지만, 초반부터 인물의 서사를 탄탄하게 쌓아나가면서 한 편의 잘 만든 범죄 스릴러물을 보는 흥미를 선사한다.


◆ 장르물에 더한 메시지…‘모범가족’으로 이뤄낸 차별화


‘특수전담반 TEN’에서 이 작가는 매회 잔혹한 사건들로 긴장감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TEN’ 팀 팀원들의 감정과 관계에도 집중하면서 기존 범죄 스릴러와의 차별화를 보여준 바 있다. 형사들의 개성을 구축하는 것은 물론, 그들의 속내까지도 섬세하게 그려내면서 시청자들의 더욱 깊은 몰입을 이끌기도 했다.


‘모범가족’에서는 ‘가족의 의미’를 강조하며 후반부로 갈수록 색다른 재미를 만들어낸다. 겉으로는 모범적으로 보이지만, 속은 곪아있는 동하의 가족을 비롯해 범죄 조직 내에서도 가족인 이들과 가족이 아닌 이들로 나뉘어 갈등하는 등 진정한 가족의 의미에 대해 질문하며 드라마의 메시지를 강조한 것.


아픈 아이를 향한 동하의 헌신 등 가족애를 각 캐릭터들의 동력으로 삼으면서 인물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 돕기도 했다. 이를 통해 다소 뻔할 수 있었던 갈등 구조도 한층 다채로워진 것도 ‘모범가족’의 성과였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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