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조주완 LG전자 사장 등
'그린 워싱' 언급하며 친환경 경영 가치 강조
국내 전자 투탑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최근 '그린 워싱' 주의보가 내려졌다. 그린워싱은 녹색(Green)과 세탁(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위장 친환경'이라는 의미인데, 최근 친환경 경영 행보를 보이는 국내 업계 임원들의 입에서 연이어 나와 눈길을 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캠페인 'RE100' 동참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1일(현지시간)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2022가 열렸던 독일 베를린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디바이스 경험) 부회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곧 실천할 수 있고 달성 목표가 뚜렷한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가 RE100(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동참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히고 있다. 삼성은 올 하반기 초 RE100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까지 RE100 가입 선언을 공식적으로 하지 않았다. 인프라 미비 등이 이유였다.
현재 국내 4대 그룹 중 RE100에 가입 선언을 하지 않은 기업은 삼성이 유일하다. 다만 삼성전자는 삼성물산 등 계열사와 함께 오랜 기간 이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종희 부회장은 지금껏 대외적으로 삼성전자가 친환경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발표를 하지 않았던 이유가 바로 '그린 워싱'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그린워싱은 실제로는 환경에 유해하지만 친환경적인 것처럼 위장하거나 환경에 좋은 것을 선택하고자 하는 소비자 심리를 악용한 기업의 홍보행위를 일컫는 용어다.
이에 한 부회장의 발언은, 의례적이고 형식적인 가입 선언보다는 제대로 된 탄소중립에 나설 수 있는 실천방안을 강구해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RE100의 구체적인 가입 시기에 대해서는 "회사 차원의 큰 비전 발표를 앞두고 있으니 그때 들으시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LG전자 내부에서도 '그린워싱'과 관련된 경영진의 언급이 나온 바 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달 23일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발 출생) 직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최근 기업들이 친환경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친환경과는 거리가 먼 그린워싱이 되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국내 전자 업계의 친환경 경영 행보에 본격 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양사는 최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2022에서 에너지등급을 높인 제품들을 선보이며 지속 가능성에 대한 중요성을 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