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화재...주말 내내 완벽 복구 안돼
올해 주가 지속 하락에 연일 신저가 경신 중
기업 신뢰도 하락…투자자 급락 우려 목소리
올해 들어 주가가 지속 하락하면서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는 카카오그룹주가 추가 악재를 만났다. 지난 주말 사이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와 함께 국내 대표 성장주로 꼽히는 카카오는 지난 14일 기준 종가가 5만1400원으로 올해 들어 54.31%(지난해 말 종가 11만2500원) 하락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더 심각한 상황으로 같은기간 이들 두 회사의 주가는 각각 70.34%(5만9000원→1만7500원), 79.31%(17만4500원→3만6100원)이나 하락했다. 카카오게임즈도 57.97%(9만1000원→3만8250원)나 떨어진 상태다.
4개사 모두 올해 코스피지수 하락률 25.70%(2977.65→2212.55)의 최소 배 이상, 많게는 3배 이상 낙폭이 큰 것으로 52주 신저가 경신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카카오 관련주들의 급락세에는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 강화로 금리 상승에 따른 글로벌 증시 하락 영향 외에도 기업 성장이 정체되고 있고 핵심 사업을 지속적으로 분할해 쪼개기 상장한 점도 작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저금리 시대에 주가에 거품이 끼며 상승하던 시기에 이들 회사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고 있는 형국이다.
카카오 그룹사들은 주가를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비롯, 쪼개기 상장 절회 등에 나서고 있지만 하락세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카카오는 연내 약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진행하기로 한 상태다.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이 줄면서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커진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는 지난 6월부터 대표 등 임원진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지난 13일 자회사 라이온하트의 상장 철회를 결정했다. 카카오에서 분할 상당된 카카오게임즈가 핵심 자회사를 또다시 따로 상장한다는 이유로 투자자들로부터 쪼개기 상장이라는 비판을 받아왔었던 사안이었다.
연일 신저가 행진을 보여 온 이들 회사의 주가는 주말을 앞둔 지난 14일 반등했다. 하루만에 카카오게임즈가 9.44% 오른 것을 비롯, 카카오(8.67%)·카카오뱅크(5.74%)·카카오페이(4.94%) 등 모두 코스피지수 상승률(2.30%)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 이상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그동안의 하락 폭에 따른 기술적 반등 효과에 회사측의 대응이 투심 회복에 어느정도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시장에서는 해석됐다.
하지만 이러한 반등이 있자마자 다음날인 15일부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가 발생하면서 당장 17일 개장때부터 다시 우하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화재 사고로 인한 서비스 장애 발생 자체보다 주말 내내 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카카오에 대한 기업 신뢰도가 무너지면서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가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소식에 하루만에 급락 반전한 것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3.89포인트(1.34%) 하락한 2만9634.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6.84포인트(2.37%) 떨어진 3583.07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7.76포인트(3.08%) 떨어진 1만321.39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가장 낙폭이 컸던 나스닥지수는 국내 기술주나 성장주들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다.
이 때문에 주식투자 커뮤니티와 종목토론방에서는 카카오 관련주들의 주가가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17일 카카오 관련주들의 주가 하락 폭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지만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14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테슬라(-7.55%)와 엔비디아(-6.13%) 같은 대표주들이 전날 상승분보다 더 큰 낙폭을 기록해 카카오 관련주들도 같은 패턴이 반복될 것 같은 상황에서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서비스 장애까지 발생하면서 낙폭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한 투자자는 “정작 문제는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가 아니라 요즘 카카오 그룹주들이 개미들로부터 신뢰를 완전히 잃은 상태에서 이번 일이 발생했다는 점”이라며 “현 상태에서 내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까지 더해지면 하한가 등 주가 폭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