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관리 "자폭드론·파테-110·졸파가르 제공"
러, 자폭드론 포함 정확도 향상 탄도미사일 요구
미 국방부 "아직 확증할 만한 정보 없어"
우크라, 이란 '앙숙' 이스라엘에 방공망 협력 요청
이란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자폭드론(UAV·무인항공기)과 지대미사일을 더 많이 제공하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이란 고위 관계자 2명과 이란 외교관은 "러시아가 더 많은 자폭드론과 정확도가 향상된 이란 탄도 미사일, 특히 '파테-110'(사거리 300km)과 '졸파가르'(사거리 700km) 단거리 지대지 탄도 미사일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미군 관계자도 정확한 무기 인도 시점을 밝힐 수는 없으나 무기가 매우 가까운 시일에 2~3번의 수송에 걸쳐 러시아에 전달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이 러시아에 공급하기로 한 드론 중 하나는 이른바 '가미카제'로 불리는 샤헤드-136으로 파악됐다. 이 드론은 충돌과 함께 폭발하는 소형 탄두를 탑재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지난 6일 모하메드 모크베르 이란 부통령이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관리 2명, 최고국가안보위원회 관리 1명과 함께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당시 무기 수출 관련 합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에서는 러시아에 대한 이란의 무기 공급이 201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이란 외교관은 "무기가 어디에서 쓰일지는 판매자의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서방처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한쪽의 편을 드는 게 아니다. 외교적 수단을 통해 사태가 끝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다만 미 국방부는 아직 관련 내용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현재로서는 확증할 만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역을 연이어 공격하고 있는 러시아가 이용하는 무기로 샤헤드-136 드론이 포착됐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이란은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사용 및 공급과 관련된 내용을 받은 것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에 공격용 드론을 공급한 이란에 대해 단교를 추진한다. 이미 우크라이나는 지난달 23일 자국 주재 이란 대사의 자격을 박탈하는 등 양국 외교 관계를 격하하기도 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과의 단교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정식으로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공습에 이란제 샤헤드-136이 동원됐다는 증거가 넘친다. 이란은 양국 관계 파탄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져야 한다"고 말했다.
쿨레바 장관은 이란과 적대관계인 이스라엘에 방공 시스템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낼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이스라엘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지원이나 러시아의 제재 등의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었지만 이란의 개입으로 이스라엘의 행보가 바뀔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편 로이터 통신은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19일 열리는 안보리 비공개 회의에서 이란의 러시아 무기지원 정황을 안건으로 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