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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묻은 빵' 못 먹겠다" 대학가로 번진 SPC 불매운동


입력 2022.10.22 16:33 수정 2022.10.22 16:34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서울대 캠퍼스 곳곳 대자보…"대책 내놓을 때까지 동참"

대학 온라인커뮤니티도 잇단 SPC 불매 동참 호소 게시물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 "분노에 공감…내부감시 할 것"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주최로 20일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SPL 평택공장 산재사망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에서 시민들이 헌화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평택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20대 근로자 사망 사고를 계기로 대학가에서도 SPC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 모임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20일 "'피 묻은 빵'을 만들어온 죽음의 기계, 이제는 함께 멈춥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대학 캠퍼스 내 여러 게시판에 게시했다. 비서공은 대자보에서 "SPC 그룹은 최소한의 안전 설비와 인력 충원마저도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 삼아오며 결국 청년 노동자의 생명까지 앗아가고 말았다"고 적었다.


이어 "SPC 그룹이 사망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누군가 죽지 않는 일터를 위해 외쳐온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지 않고 처우 개선을 진행할 때까지 불매 운동에 동참하자"고 덧붙였다. 캠퍼스 내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등 SPC 계열 점포 인근 벽과 SPC 농생명과학연구동에도 대자보기 붙었다가 하루 만인 21일 떼어졌다.


성공회대 노학연대모임 '가시'도 최근 학내 게시판과 양재동 SPC 본사 앞에 "노동자의 죽음으로 만든 파리바게뜨 빵과 SPC를 여전히 불매한다"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였다. 건국대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서도 "불매운동은 기업이 소비자들이 등을 돌린 상황을 확실히 인지하게 하는 수단"이라며 동참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이어졌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주최로 20일 서울 서초구 SPC그룹 본사 앞에서 열린 SPL 평택공장 산재사망 희생자 서울 추모행사를 마치고 대학생들이 대자보를 붙이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논란이 커지자 파리바게뜨 가맹점주들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참으로 애석하고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고 밝혔다. 이어 "SPL 사고에 대한 국민들의 안타까움과 질책에 저희 가맹점주들도 같은 마음"이라며 "회사(본사)에 이번 사고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안전경영강화 계획의 충실한 이행을 촉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노동자들이 안전한 일터에서 파리바게뜨 빵을 생산할 수 있도록 내부 감시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재차 "국민의 분노에 대해 공감하는 바가 크다"며 "이런 분노가 생업을 이어가는 일반 가맹점들에게는 큰 고통이지만, 그 고통이 안전한 일자리를 만들어 달라는 고객들의 질타보다 크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난 15일 오전 6시 20분께 경기 평택시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 근로자가 빵 소스 배합 작업 중 끼임 사고를 당해 숨졌다. 사고가 난 교반기는 끼임 사고 발생 시 자동으로 기계가 멈추는 인터록(자동방호장치)이 부착돼 있지 않았다. 사고 다음 날 업체는 현장에 천을 둘러놓은 채 다른 기계에서 작업을 진행했고, 사망자 장례식장에 상조 물품이라며 SPC 빵을 가져다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나 기자 (hana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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