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軍 "드니프로강 서안 따라179개 마을 해방"
전기·수도·통신 등 인프라 복구…곳곳 폭발물에 '난항'
민간인 보호 위해 당분간 통행금지령
러시아가 점령지인 남부 헤르손 주의 헤르손 시 탈환에 성공한 우크라이나가 방어 태세를 구축하고 도시 복구 작업에 나섰다.
로이터 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남부군사령부는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지난 일주일 동안 드니프로 강 서안을 따라 총면적 4500㎢에 걸쳐있는 179개 거주지를 탈환했다"며 "미콜라이우와 헤르손에서 지뢰제거 작업을 등 도시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폭탄 제거 반 10팀이 헤르손 지역에서 현재까지 폭발물 2000여 개를 제거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우크라이나 공병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그러면서 그는 "조사결과 400건이 넘는 전쟁범죄가 확인됐다. 민간인과 병사들의 시신이 대거 발견됐다"며 "적군은 다른 지역에서 했듯이 잔혹한 행위를 남겼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르손주 북부에서 시체 발굴 및 검시 작업을 진행 중이며 러시아군의 전쟁범죄 증거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가 임명한 야로슬라우 야누셰비치 헤르손 주지사는 "러시아군이 모든 주요 기반시설에 지뢰를 심었다"며 "드니프로 강 우안으로 퇴각한 러시아 군이 서안을 향해 포격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지역에 대피해 있던 주민들에게도 상황이 안정되기 전까지 돌아오지 말 것을 권고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군은 지난 11일 대규모 반격 작전으로 헤르손주 전체 면적의 40%에 달하는 헤르손 시 수복에 성공했다. 하지만 러시아 군이 퇴각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지뢰 매설을 비롯해 점령지에 남기고 간 폭발물이 주요 시설 곳곳에서 발견되는 등 도시 안정화 작업에 있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이 파괴한 전기·수도·난방·통신 시설의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마을에는 가스 공급이 재개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또 오는 19일까지 드니프로 강을 활용한 운송을 금지했다. 주민들에게는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여전히 헤르손 공항 일대가 폭격을 당하는 등 러시아군의 공격이 잔재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또 러시아군이 드니프로 강 동쪽에서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병력을 보충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지난 9일 헤르손에서 철수하고 드니프로 강 동쪽 건너편에 방어선을 구축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6일 손상된 헤르손 주 노바카호우카에 있는 카호우카 댐을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공방을 펼치고 있다. CNN에 따르면 카호우카 댐에서는 포격 피해로 수문 3곳에서 물이 새어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노바 카호우카 지역의 친러 행정부 수반은 우크라이나가 드니프로 강 우측의 카호우카 댐과 수력 발전소를 파괴해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레온티예프 수반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카호우카 운하와 북크름 운하 등 핵심 인프라 시설이 손상됐다"며 "최소 1년 이상의 복구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군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를 동원해 헤르손을 연결하는 노바 카호우카 댐 교량 상판만을 파괴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