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러라고 자택서 2024년 대선 공식 출마 발표
연방선거위원회 관련 서류 제출
당내 경쟁자 급부상·낮은 지지율 등 쉽지 않을 듯
1·6 미 국회의사당 폭동·기밀문서 유출 소송 진행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번이 3번째 대권 도전이지만 현재 진행 중인 소송 건, 공화당 내 차기 대선 주자들의 급부상 등으로 승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밤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연설을 통해 차기 대선에 출마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그는 중간선거 전날인 지난 7일 오하이오주 지원 유세에서 "11월 15일 화요일에 플로리다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에서 매우 큰 발표를 할 것"이라며 대선 출마를 예고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영광스럽게 만들기 위해 나는 오늘밤 미국 대통령 입후보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CNN은 이번 연설이 과장과 거짓된 주장으로 도배됐지만 트럼프의 임기 시절에 비해 비교적 차분했다고 평가했다. 또 중간선거 이후 트럼프의 행보에 상당한 피로감을 보이던 일부 공화당원들에게 트럼프 정권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자신의 재임 초기 성과를 비교했다고 CNN은 분석했다.
그는 대선출마 발표에 앞서 연방선거위원회(FEC)에 관련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배하며 재선에 실패했다.
디샌티스 등 美 공화당 잠룡들 급부상부터 '1·6 미 국회의사당 폭동' 등 송사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의 3번째 대권 도전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자신이 지원한 공화당이 상원 장악할 것이라는 예상이 빗나가고 하원에서도 가까스로 다수당의 지위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압도적인 선거 승리로 대선 레이스에 시동을 걸려는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측근들과 주변에서는 내달 조지아주 상원 결선 투표 이후로 출마 선언을 미뤄야 한다는 권유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간선거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도 낮았다. 폴리티코와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15일 공개한 조사에에서도 유권자의 65%는 트럼프가 차기 대선에 도전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더군다나 공화당 내에선 재선에 성공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 등이 대선주자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디샌티스는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제쳤다. 지난 13일 야후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공동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원과 공화당 성향 무당층 유권자의 42%가 차기 공화당 대선주자로 디샌티스 주지사를 선호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호한다는 응답은 35%에 그쳤다.
여기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소 사건에 대해 미 법무부가 재검토하면서 3번째 대선 출마와 기간이 겹쳐지며 대선 승산이 쉽지 않다고 CNN은 전망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지난해 1월 6일 대선 결과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의사당에 무단 난입했다가 진압된 '1·6 미 국회의사당 폭동' 사건으로 850명 이상이 법무부에 의해 기소됐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주도의 하원 특별조사위 청문회를 통한 조사 과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으로 일부 기밀문건을 유출한 정황까지 포착됐다.
지난 8월 미 연방수사국(FBI)의 압수수색에서 기밀문서를 포함해 다량의 정부 문서를 확보하면서 정부 기밀 문서 불법 유출과 훼손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미 법무부와의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그는 조지아주 선거 개입 의혹, 금융재산 사기 등과 여러 건의 송사에 휘말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