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정부의 유동성 공급 대책으로 단기금융시장이 회복되고 있으나 기업어음(CP) 시장을 중심으로 신용경계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은 5일 발간한 '금융·경제 이슈분석' 보고서를 통해 "시장안정대책에 힘입어 우량물 중심으로 회복 조짐이 있으나 CP시장을 중심으로 여전히 높은 신용경계감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향후 정책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겠지만 연말 자금수급 여건 등을 비추어 볼 때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과거 위기 때도 위기이전 수준으로의 회복하는 데 3~6개월 이상 소요된 바 있다.
한은은 발행시장의 경우 CP·단기사채는 시장안정 대책 이후 발행은 재개됐으나 증권사CP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을 중심으로 발행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10월 중의 유동성 악순환 상황은 벗어났다고 파악되나 연초 대비 비유동성 수준이 여전히 높은 모습"이라며 "신용채권의 유통시장 거래량은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 비우량물과 여신전문금융채 등을 중심으로 부진이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향후 CP·신용채권시장은 금리·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 연말 효과 및 원활한 차환 여부, 부동산 PF 부진의 심화 여부 등에 따라 회복 흐름이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향후 부동산 경기가 경착륙할 경우 PF 브릿지론 등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PF 부실화 우려가 증대되면서 관련 증권사 등의 유동성 상황 및 PF-ABCP 시장 불안이 심화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RP시장은 현재까지는 CP시장 등 여타 단기금융시장 불안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원활히 작동해 완충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했다. 다만 향후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환매조건부채권(RP)시장으로 불안이 전이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주요 자금공급원인 머니마켓펀드 투자심리가 급격히 저하되거나 PF 관련 채무보증 등으로 증권사의 유동성리스크가 크게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 RP시장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