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의 안내자'가 인간의 뒤틀린 욕망이 부딪히는 과정을 박진감 넘치게 담아낸다.
'속도의 안내자'는 대학 졸업을 앞둔 주인공 채윤이 고수입을 위해 위험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는 작품이다.
주말에는 경마장에서, 주중에는 학원에서 행정 보조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열심히 살고 있지만, 졸업 후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할지 막막한 채윤. 그가 생명 연장을 돕는 임상시험용 신약을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이후 이를 둘러싼 거대한 음모들이 베일을 벗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속도의 안내자' 초반은 일상적이고, 또 현실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진다. 미래에 대한 고민을 안은 청년 채윤은 나 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법한 인물이다. 그런 그가 약간의 욕심으로 시작한 일이 점차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하는 것.
'노화를 멈추는 약'이라는, 인간에게는 꿈만 같은 약을 소재로 사회의 한 단면을 옮겨놓은 듯 적절한 은유와 비유들이 오간다. 대기업과 일부 기득권층 그리고 주인공 채윤까지. 그 크기는 다를 수 있으나 누구나 품고 있는 욕심, 욕망에 대해 솔직하게 드러낸다.
이 욕망들이 부딪히고 또 얽히면서 만들어지는 긴장감은 물론, 누구에게나 공평한 줄 알았던 생명이 과연 공평한지, 나아가 그렇다면 그 가치는 뒤바뀔 수 있는지. 다양한 질문들을 던지며 성찰을 유도한다.
'속도의 안내자'가 펼쳐내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흥미부터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까지. 추리소설의 묘미를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적절한 선택이 될 '속도의 안내자'다.
이정연 / 광화문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