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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ICK] 김서형도 가능했던 ‘힐링’


입력 2022.12.19 09:04 수정 2022.12.19 18:58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배우 김서형이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고 있다. 그간 보여줬던 강렬한 면모는 접어두고, 담담한 얼굴로 주인공의 일상을 그려나가며 편안한 재미를 전하고 있다. 시한부 환자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 중이지만, 섬세하게 감정을 쌓아나가면서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의 여운을 책임지고 있다.


지난 1일부터 공개 중인 왓챠 오리지널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는 점점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상태가 돼가는 다정(김서형 분)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그의 남편 창욱(한석규 분)이 좋은 식재료와 건강한 레시피를 개발하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이다.


김서형이 이 드라마에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출판사 대표 다정 역을 연기하고 있다. 암 환자라는 어려운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김서형이지만, 다행인 점은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가 환자의 투병 과정에 방점을 찍는 작품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갈한 한 끼 식사의 이유가 다정의 암인 만큼, 그 과정이 아예 다뤄지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음식을 잘 먹을 수 없는 다정을 위해 그만큼 더 좋은 재료로, 더 큰 정성을 쏟아부으며 완성하는 한 끼 식사의 따뜻함과 소중함을 전달하고 있다.


그래서 김서형의 완급 조절이 더욱 효과적으로 빛을 발하기도 한다. 한참을 떨어져 산 남편 창욱과 대학에 막 합격해 기쁜 아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담담하게 전달하면서도, 그 이면에 담긴 씁쓸함까지도 표현해내며 캐릭터, 나아가 이야기에 깊이감을 부여하고 있다.


김서형의 악역을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낯선 모습이기도 하다. 김서형을 대중들에게 각인시킨 ‘아내의 유혹’을 비롯해 대학 입시 컨설팅의 세계를 드러내면서 교육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던 ‘SKY 캐슬’의 입시 코디네이터 김주영 등 강렬하면서도 김서형만의 독특한 색깔로 완성해낸 악역들이 대중들에게 강하게 인식이 됐었다.


악역이 아니더라도, 카리스마는 그에게 늘 어울리는 수식어였다. 최근작인 tvN 드라마 ‘마인’에서는 효원그룹 첫째 며느리 정서현 역을 맡아 여성 연대를 이끄는 리더 역할을 수행했으며, 영화 ‘여고괴담 여섯번째 이야기: 모교’를 통해선 미스터리를 책임지며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던 것이다.


물론 그 존재감만큼은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에서도 여전하다. 아픈 몸 때문에 먹을 수 있는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점점 줄어들면서 꾹꾹 눌러왔던 감정을 터뜨리는 등 임팩트 있는 연기가 필요할 때는 쌓아온 내공을 발산하며 명장면을 남기기도 한다.


특히 엄마, 그리고 출판사 대표로서 가진 책임감부터 가끔은 창욱 앞에서 드러내는 불안한 감정까지. 회차당 30분 내외의 짧은 러닝타임과 많지 않은 분량이라는 제한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요동치는 다정의 감정을 꼼꼼하게 포착하면서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만의 애틋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얼굴을 꺼내 보이면서도 한결같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강렬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다가도, 담담한 얼굴로 시청자들을 울리면서 늘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하고 있는 김서형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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