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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판 '대선 불복' 의회 폭동…대통령궁·대법원도 모두 뚫렸다


입력 2023.01.09 15:15 수정 2023.01.09 15:27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대선 패배 전임 대통령의 지지자, 3부 기관에 난입…軍에 쿠데타 촉구

룰라, 軍투입해 진압 나서…"보우소나루, 몇차례 의회 공격 독려 연설"

美,'브라질 대선 불복 폭동'에 강한 우려…“충격적, 민주주의 공격 규탄”


8일(현지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군 병력이 대선 불복 폭동을 일으킨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을 체포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선 패배에 불복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지지자들이 8일(현지시간) 의회와 대법원, 대통령궁 등에 난입해 기물을 파손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다. 새해 첫날 취임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들에 대한 강경진압과 강력처벌을 천명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 수백 명은 8일(현지시간) 수도 브라질리아 연방 관구 내 의회 앞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넘은 뒤 문과 창문 등을 박살 내고 안에 침입했다. 이어 의회 건물 내 집기류를 내던지고 충격을 가해 건물 바닥을 파손시키는 등 내부를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브라질 국기를 몸에 두르거나 노란색과 초록색 국기 색 옷을 맞춰 입은 시위대는 건물 지붕에 올라가 브라질 군대의 쿠데타를 촉구하는 ‘개입’이라는 뜻의 포르투갈어 플래카드를 펼치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어 대통령궁과 대법원으로까지 몰려가 창문을 깨트리는 등 일대를 ‘무법천지’의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경찰은 최루가스를 쏘며 시위대 해산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경찰과 보안요원은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 1일 취임한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말 발생한 홍수피해 지역인 아라라콰라 방문 중임에 따라 시위대와 맞닥뜨리지는 않았다.


이번 사태는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의 의사당 난입사태에 비교되며 ‘브라질판 1·6 사태’로 불리고고 있다. 룰라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대선 결선 투표에서 ‘50.9%대 49.1%’라는 박빙의 차이로 승리했다. 그러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브라질리아 주요 군부대 앞에 이른바 ‘애국 캠프’를 차리고 룰라 취임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선거 불복 움직임을 보였다.


이에 룰라 대통령은 강력한 처벌을 예고했다. 우선 경찰력으로는 시위대 해산에 실패하자 군 병력까지 현장에 투입했다. 그는 폭동 사태를 일으킨 이들을 “광신도, 파시스트”로 지칭한 뒤 연방정부 차원의 사태 해결 노력을 약속하면서 “모든 법령을 동원해 관련자들에 대한 죄를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의회 등) 공격을 독려하는 듯한 몇 번의 연설을 한 바 있다”며 전임 대통령에 책임을 물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브라질 당국은 현재 의회와 대통령궁, 대법원 등 입법·행정·사법 3부 기관 통제권을 확보한 상태라고 현지 매체 TV 글로부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대선 불복 폭동에 대해 강하게 규탄했다. 텍사스주 엘패소를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트위터에 “브라질에서의 민주주의와 평화로운 권력이양에 대한 공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브라질의 민주주의 제도는 우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며, 브라질 국민의 의지는 훼손되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나는 룰라 정부와 계속해서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밝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트위터에서 “브라질 대통령직과 의회, 대법원에 대한 오늘의 공격을 규탄한다”며 “민주주의 제도를 공격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어떤 때에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룰라(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 정부와 함께 이런 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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