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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매카시 당선, 反中 심화…‘고래’ 틈에 낀 한국 경제 운명은


입력 2023.01.10 13:25 수정 2023.01.10 13:25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친트럼프 성향 보수파 하원의장 당선

보호무역·반(反)중국 경제 정책 강화

“미·중 분쟁, 한국 경제성장 0.4%p↓”

캐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 모습. ⓒ연합뉴스

미국 하원의장 선거에서 캐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당선하면서 한국 경제가 또다시 미‧중 양국 사이에서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권력서열 3위인 하원의장에 오른 매카시 원내대표는 친(親)트럼프 성향 보수주의자로 평가된다.


매카시는 이번 하원의장 선거를 치르면서 유례없이 15차례 재투표를 할 정도로 공화당 내 표심 모으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매카시는 공화당 내 극우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 요구사항 대부분을 들어주기로 하면서 겨우 하원의장에 당선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공화당이 앞으로 더욱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커졌다. 결과적으로 민주당과의 협치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매카시 하원의장 당선은 보수 색채 강화와 함께 반중(反中) 정책의 심화를 의미한다. 특히 친트럼프로 평가받는 매카시 의원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싸움꾼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일 당선 후 첫 연설에서 그는 “미국의 오래된 문제인 채무와 중국 공산당의 부상을 해결할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중국에 넘어간 수십만 일자리를 다시 가져올 방법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무역전쟁 확대 의지를 대놓고 드러낸 발언이다.


그는 더불어 “우리는 중국과 경제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며 “뻥 뚫린 남부 국경, 에너지 정책, 우리 학교에서 이뤄지는 ‘워크’(Woke) 주입 등 미국의 가장 시급한 문제를 바로잡을 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호무역 강화 정책 연장선이다.


매카시 하원의장이 노골적으로 반중국 정서를 드러내고 보호무역 강화를 앞세우면서 한국 경제는 또다시 ‘고래 싸움에 낀 새우’ 꼴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과 미국은 우리나라 대외 무역량 1, 2위를 차지하는 나라다. 미국이 관세 등을 동원해 중국을 압박하면 대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구체적 수치를 언급한 사례도 있다. 이주열 전 한국은행 총재는 미·중 갈등이 정점을 달리던 2019년 무역분쟁 영향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0.4%p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해 10월 미국 워싱턴DC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중 간 관세부과 등으로 한국의 수출이 감소한 것을 따진 무역 경로를 통한 하락 효과가 0.2%p, 불확실성이 짙어지면서 투자와 소비 등 경제활동이 둔화함에 따른 영향이 0.2%p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미국과 중국 무역 갈등으로 한국 경제 성장률이 최대 0.34%p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해서 떨어진 한국의 경제 성장률이 0.32%p, 중국이 미국에 관세를 부과해서 떨어진 몫이 0.02%p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같은 해 10월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0%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듬해 성장률 전망치도 2.2%로 0.6%p 내려 잡았다. IMF가 설명한 전망치 하향 조정 이유 이유 가운데 하나가 미·중 무역분쟁 파급 영향이다.


정부는 매카시 하원의장 당선이 국내 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일은 없을 거라면서도 향후 미국의 외교·경제 정책 방향을 면밀하게 살피려는 모습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매카시 하원의장 당선이) 당장 중국 관련 정책이 크게 달라지진 않겠지만 예의주시할 필요는 있다”며 “우리(기재부)뿐만 아니라 모든 부처가 중국과 미국 쪽 분위기 체크에 적잖이 신경을 써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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