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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반장' 깃발 든 나경원…김기현은 '김장 연대' 지우기


입력 2023.01.17 14:15 수정 2023.01.17 20:08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김장철 지났다'며 장제원 논란 진화

"김장 연대 용어, 의미 없다"고도

나경원 "이제 와서 張 숨겨지나" 반격

'친윤반장' 고리로 비주류 결집 움직임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찬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국민의힘 당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김기현 의원이 친윤 핵심 장제원 의원과 거리 두기를 하는 모양새다. 친윤 단일 후보라는 상징성을 어느 정도 확보한 상태에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전면에 나서 판을 좌우하는 모습은 오히려 표심 확장에 방해가 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실제 "맛있는 김장을 담가 국민 밥상에 올려놓겠다"던 김 의원은 최근에는 '김장철 지났다'며 김장 연대와 관련된 언급을 삼가고 있다. 전날 부산 출향민 신년인사회 참석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김 의원은 "김장 연대라는 용어는 더 이상 의미가 없는 것이라 안 써줬으면 한다"며 "어떤 구성원이든 간에 이번 전당대회는 그야말로 잔칫집처럼 페스티벌이 돼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의 노선 수정 배경에는 비주류 진영의 '친윤반장'(친윤석열 반장제원) 연대 결집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 앞서 장 의원은 "반윤의 우두머리" "친윤을 위장한 비겁한 반윤" 등 원색적인 말과 함께 3일 연속 나경원 전 의원을 비난한 바 있다. 배현진 의원 등 일부 의원들도 나 전 의원의 사면초가 상황을 빗댄 '羅 홀로 집에'라는 제목을 단 뉴스를 SNS에 게재하며 동참했다. 이를 통해 나 전 의원이 '윤심' 후보가 아니라는 점은 명확히 했으나, 당내에서 역풍도 만만치 않게 일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장 의원의 전면 등장을 '제2의 진박 감별사'로 규정하며 역공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2016년 총선 당시 새누리당은 야권 분열 등으로 180석 이상 승리를 예상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몇몇 친박 핵심들이 '진박 감별사'를 자처, 갈등이 심화됐고 소위 '옥새런' 사태가 겹치며 총선에서 참패했었다. 이는 새누리당의 분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져 지금도 당원들의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


나 전 의원은 고삐를 놓치지 않고 '친윤반장' 노선을 더욱 분명히 하며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국민과 대통령을 이간하는 당대표가 아닌 국민의 뜻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일부 참모들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 세력을 서로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적었다. 직접 지칭은 피했으나 장 의원을 겨냥한 대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김장 연대는 이미 철이 지난 것'이라고 언급하며 거리 두기에 나선 김 의원을 향해서는 "이제 와서 숨기고 싶은가 보다"며 "그런데 숨긴다고 숨겨질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직격했다.


지난해 12월 부산 진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산혁신포럼 2기 출범삭에 참석한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긴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안철수·이준석계도 '친윤반장' 노선 합류
김용태 "반장은 수긍해도 반윤은 어불성설"


'친윤반장' 노선은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빠르게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연대보증인'을 자처하는 안철수 의원도 이날 김 의원을 향해 "이미 김치냉장고 사 놓았다고 하더니 참 안타깝다"고 날을 세웠다. 반면 '일부 참모의 왜곡된 보고를 시정하는 당대표가 필요하다'는 나 전 의원의 발언에는 "굉장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힘을 실어줬다.


전날에도 안 의원은 '김장 연대'에 대해 "여기에 줄을 서지 않으면 공천을 못 받을 것이라는 공포정치가 본질"이라며 "예전 진박 감별사 때문에 다 이길 선거를 완전히 망친 적이 있다. 그 비슷한 일들이 계속 있어왔는데 이번에도 그러면 안 된다"고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


안 의원뿐만 아니라 이준석계도 호응하는 분위기다. 최고위원 출마가 예상되는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를 '반윤핵관' '반장'이라고 한다면 일견 수긍이 갈 것도 같지만 제가 반윤이라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번 전당대회는 기득권을 사수하려는 윤핵관들의 간악한 수작을 조기에 심판하는 선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당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노력을 해야 되고 뛰어야 하기 때문에 반윤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너무 심한 모함"이라며 "그래서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을 위해서는 열심히 노력하겠지만 장 의원으로 대표되는 당내 소위 윤핵관과는 거리를 두는 '친윤반장'으로 전략을 정리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정계성 기자 (minjk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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