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매 후 누적 2100여건…증가세 둔화
전문가 “금리 인상 종료, 실효성 떨어져”
고금리로 잠시 인기를 끌었던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이 올해 금리인상이 종료되며, 다시 외면받을 처지에 놓였다. 해당 상품은 초기 이자 비용을 더 부담하고서라도 최대 5년간 금리 상승 폭을 제한할 수 있어 유리했지만, 금리가 정점을 찍으면서 금리 메리트가 사라졌다는 분석이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금리상한형 주담대 취급 건수는 재판매가 시작된 지난해 7월부터 이달 15일까지 누적 2104건(잔액 4622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상한형 주담대는 금리 상승폭에 마지노선을 두어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것을 막는 상품이다. 제한 폭은 연간 0.75%포인트(p), 5년간 2%p로 기존 변동금리 대출에 특약을 추가해 가입하는 방식이다. 대신 가산금리가 더 붙어 기본금리가 기존 대출 상품보다 높다.
그동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해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담대 금리가 연 8%를 뚫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급부상했다. 판매 연장 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가산금리를 한시적으로 없애고, 제한 폭도 더 낮추는 등 손질에 나섰다.
그러나 올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속 국내 경제지표가 부진하면서 장기적으로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금리가 하락하면 굳이 가산금리를 감내하면서 금리상한형 주담대를 선택할 명분이 사라진다.
이에 은행권 금리상한형 주담대 가입 건수도 둔화된 모양새다. 5대 은행의 금리상한형 주담대 취급건수는 지난해 10월 259건(잔액 570억원), 11월 494건(잔액 1127억원), 12월 314건(잔액 721억원)을 기록했으나 올해 1월(15일까지) 94건(잔액 176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이같은 경향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여진다.
윤지욱 신한은행 PWM 잠실센터 팀장은 “금리상한형 주담대 상품은 가산금리가 붙는만큼, 금리 인상시기 보험 같은 존재”라며 “저금리 상황에서는 주효하겠으나 향후 주담대 금리가 낮아질 가능성이 큰 현 시점에서는 금리상한형 주담대 상품은 시기부적절하다”고 평했다.
여대영 우리은행 TCE 시그니처센터 프라이빗뱅커 팀장도 “현재 변동형보다 금리상한형 주담대 상품의 기본금리가 높다면 당분간 관망하는것이 유리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