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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한 방이 좌우했던 WBC, 이강철호 거포는?


입력 2023.02.16 13:30 수정 2023.02.16 15:17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1~2회 WBC에서는 이승엽, 김태균-이범호가 큰 역할

이번 대회에서는 박병호-최정-강백호에 큰 기대 쏠려

대표팀 거포의 대명사 이승엽. ⓒ 뉴시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야구는 투수 손에서 공이 떠나면서 시작되기 때문에 투수의 역량이 매우 중요하며 경기를 좌우할 중요 요소로 여겨진다.


반면, 타자는 10번 중 3번만 쳐도 박수를 받는다. 그만큼 투수로부터 안타를 만들어내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불리함을 극복하고 홈런을 만들어내는 선수들이 있다. 이들을 가리켜 거포라 부르며 결정적 한 방으로 전세를 역전시킬 때 팬들의 환호와 흥분 지수는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거포의 활약 여부는 그동안 한국 야구대표팀 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인 예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한일전에서 나온 이승엽의 결승 투런 홈런이다. 이승엽은 홈런을 터뜨리기 전까지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있었는데 승리를 결정짓는 대포 한 방으로 그간의 설움을 모두 털어냈다.


홈런이 가진 위력은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도 잘 드러났다.


2006년 제1회 대회에 참가한 야구대표팀은 당시만 해도 미국, 일본은 물론 중남미 국가들에 열세일 것이란 평가를 받았으나 고비 때마다 터지는 이승엽의 홈런을 앞세워 4강 신화를 썼고, 이를 기점으로 국내 야구에 부흥기가 찾아오기 시작했다. 당시 이승엽은 5홈런 10타점을 기록, 2개 부문 타이틀을 따내면서 합법적 병역 브로커의 칭호를 얻었다.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뒀던 2009년 2회 대회 때도 홈런으로 경기의 실마리를 풀어간 대표팀이다. 이 당시에는 김태균과 이범호가 공동 홈런왕에 오르면서 일본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고 메이저리거였던 추신수 역시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서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승기를 가져오는데 일조했다.


지난해 홈런왕 KT 박병호. ⓒ 뉴시스

이후 야구대표팀은 2013년 3회 대회와 2017년 4회 대회 모두 1라운드 탈락이라는 참사와 마주하게 된다.


2013년에는 큰 기대를 모았던 김태균, 이범호가 동반 부진한데 이어 잠재력을 터뜨리며 차세대 거포로 떠오른 최정, 강정호도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했다. 결국 대표팀은 ‘타이중 참사’를 겪는 등 최악의 부진 속에 일찌감치 짐을 싸고 돌아왔다.


4년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중심 타선을 구성했던 김태균, 이대호, 최형우가 약속이라도 하듯 나란히 침묵을 이어갔고, 여기에 마운드마저 무너지면서 2013년보다 더 참혹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잔뜩 이를 갈고 있는 이번 5회 대회에서도 홈런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이번 대표팀의 타자 구성은 스몰볼 위주로 짜여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메이저리거인 최지만의 불참이 큰 아쉬움을 남은 가운데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타자는 지난해 홈런왕 박병호와 동갑내기 최정, 그리고 강백호 정도다. 과연 타격감을 끌어올려 한 달 뒤 타구를 담장 밖으로 펑펑 날려 보내며 팀 승리를 책임져줄 거포는 누구일지, 야구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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