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독일 원정서 프랑크푸르트와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쿨리발리 공백 잊게 만든 김민재 업고 구단 첫 8강행 꿈꿔
‘철벽’ 김민재(26)가 SSC나폴리의 야망을 키우고 있다.
나폴리는 22일 오전 5시(한국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이체 방크 파르크에서 킥오프하는 ‘2022-23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프랑크푸르트와 격돌한다. 프랑크푸르트를 제압하면 나폴리는 구단 역사상 첫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의 감격을 누린다. 나폴리는 2019-20시즌에도 16강에 올랐지만 8강에는 오르지 못했다.
나폴리(승점59)는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예약했다. 2위 인터밀란(승점44)과의 격차는 무려 15점. 지금의 페이스가 깨지지 않는다면 '스쿠데토'는 나폴리 몫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나폴리의 마지막 리그 우승은 어언 30여년 전이다.
올 시즌 기대 이상의 압도적 레이스 배경을 꼽을 때,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 이름이 김민재다.
10년 가까이 나폴리 수비라인을 지휘하던 칼리두 쿨리발리(32)가 첼시로 떠날 때만 해도 나폴리 팬들은 실의에 빠졌다.
나폴리가 3~4년 추적 관찰을 마친 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민재를 영입했을 때도 쿨리발리에 젖었던 팬들 사이에서는 ‘과연 김민재가 쿨리발리를 대체할 수 있겠나’라는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아시아 최고의 센터백으로 꼽혔지만, 한국-중국-튀르키예에서 뛴 김민재를 쿨리발리와 비교하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이다.
우려와 달리 김민재는 데뷔 첫 달부터 세리에A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며 이탈리아 축구에 연착륙했다. 입성 2개월 만인 지난해 9월에는 세리에A 사무국이 선정하는 ‘이달의 선수상’도 수상했다.
김민재는 세리에A 23경기 최소실점(15점)을 이끌며 어느새 나폴리 수비의 중심이 됐다. 최근 3경기에서도 무실점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 홈팬들은 이제 김민재의 이름을 연호한다. 김민재를 향한 빅클럽들의 관심을 걱정할 정도다.
고(故) 디에고 마라도나와 세리에A 우승컵을 들어 올렸던 ‘레전드’ 지오반니 프란치니(60)는 지난해 이탈리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쿨리발리 같은 선수를 대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김민재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며 “믿기지 않는 스피드와 공중볼 경합, 공격 가담 능력 등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다. 쿨리발리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쿨리발리를 지운 김민재가 있으매 나폴리는 더 큰 야망을 품고 있다. 세리에A를 넘어 챔피언스리그의 높은 곳까지 바라보고 있다. 김민재가 합류한 이번 시즌, 나폴리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어떤 강팀과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그러면서 팀 전체 구성원들에게 자신감이 쌓였다.
22일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대결할 프랑크푸르트는 직전 시즌 바르셀로나를 꺾고 UEFA 유로파리그에서 정상을 차지한 팀이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도 4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6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해 존재감을 드러냈던 김민재가 버티고 있다면 프랑크푸르트는 결코 어려운 상대가 아니다.
김민재를 등에 업은 나폴리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