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기도 기금으로 스마트팜 지원해주기로 했는데 약속 안 지켜"
검찰, 이화영 '쌀 추가 지원' 약속 배경에 윗선 지시 있었는지 수사 방침
김성태, 경기도 대신해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 및 이재명 방북 비용 전달 의혹
쌍방울 그룹의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2018년 북한 측에 "경기도 쌀 10만t 지원을 추가로 약속한다"는 내용의 친필 편지를 보낸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측이 경기도가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 관련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화를 내자 이 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6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와 함께 대북 송금 사건에 연루돼 수사를 받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은 2018년 11월 중국 심양에서 북한 조선아태위 김성혜 실장과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김성혜는 경기도에 대해 "경기도 기금으로 북한 스마트팜을 지원해주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전해들은 이 전 부지사는 경기도 쌀 10만t 추가 지원을 약속하는 친필 편지를 썼고, 2018년 12월 방북 예정인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에게 전달했다고 안 회장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북한을 달래려는 차원에서 '경기도 쌀 추가 지원'을 약속한 배경에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 추가 수사할 방침이다.
이 전 부지사 편지 내용을 본 김성혜는 같은해 12월 말 중국 단둥에서 안 회장과 김 전 회장, 방용철 쌍방울 부회장을 만났는데, 김성혜는 이 자리에서도 이 전 부지사의 쌀 추가 지원 약속 내용을 믿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김 전 회장은 "내가 해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 등을 만나 쌍방울이 북한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달러를 대납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이 전 부지사와 김 전 회장 등은 다음해 1월 17일 중국 선양에서 북한 조선아태위 송명철 부실장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송명철은 "경기도가 무슨 낯으로 왔느냐"고 소리를 질렀다. 북한이 경기도에 대해 여전히 불만을 가졌던 부분으로 풀이된다.
김 전 회장은 이 자리에서 북한 인사들을 달랬고, 일주일 뒤인 2019년 1월 24일 200만달러를 송명철에게 전달했다. 이어 스마트팜 사업비 300만 달러,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방북 비용으로 300만 달러를 추가로 건넸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관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로, 추가 불법 대북 송금 여부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