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내 협상 공백 최소화 취지
朴 "네 번째 원내대표 상대로 한달
일하는 상황은 국회에 도움 안 돼"
朱 임기 소폭 연장 여부가 관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내달말에 후임자에게 원내대표를 물려주고 동시에 물러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내대표 교체기의 여야 협상 공백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 임기는 5월 둘째주,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임 (권성동) 원내대표 (잔여) 임기인 4월 8일까지로 알고 있다"며, 임기 만료 시기를 일치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내가 벌써 (김기현·권성동 전 원내대표에 이어) 세 번째 (주호영) 원내대표와 일을 같이 하고 있지 않느냐"며 "(주 원내대표가) 또 잔여 임기만 하고 마치면 네 번째 원내대표를 상대로 한 달 가량 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국회의 원활한 진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두 사람이 얘기해왔지만 최종 확정은 아니다"며 "저쪽 (국민의힘)도 3월 8일 새 지도부가 들어서면 원내대표 임기를 내부에서 상의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임기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잔여 임기인 내달 8일까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의 임기는 민주당 당헌·당규에 명시된대로 5월 둘째주까지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해 3월 취임해 김기현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와 몇 주간 협상하다가, 4월에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자 다시 권 전 원내대표와 협상을 했다. 그러나 권 전 원내대표가 5개월만인 9월에 중도 사퇴하자, 새롭게 바뀐 주호영 원내대표와 협상 파트너가 됐다.
양당의 원래 임기대로 원내대표를 교체하면 자신이 국민의힘의 네 번째 원내대표와 상견례를 하고 몇 주간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비효율을 최소화하려면 여야 원내대표가 동시에 바뀌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취지다.
다만 문제는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의 임기를 2주 정도 줄이는 것은 본인의 결단 영역이라 문제될 것이 없지만, 이 구상대로라면 주호영 원내대표의 임기가 3주 정도 늘어나게 된다. 임기를 늘리는 것은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소속 의원들이 양해를 해줘야 한다. 이 때문에 박 원내대표도 '저쪽의 내부 상의'가 중요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과정과 절차가 남아있지만 우리 두 사람이 4월 임시국회까지는 책임지고 마무리하는 게 좋겠다. 그러면 5월 1~4일이 월·화·수·목"이라며 "그쯤에 국민의힘이 원내대표를 선출하면 그 다음 화~목 중에 (민주당이 원내대표 경선을) 한다거나 (해서) 자연스레 바통을 넘겨주는 게 국회 운영에 낫지 않겠느냐고 서로 공감대를 이룬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최종 확정이거나 공식적으로 합의를 해서 발표할 사항은 아니다"며 "공감대만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같은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기 만료 일치설'과 관련해 "합의한 것은 없다"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대를 이룬 점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