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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반일몰이'로 민주당 내홍 돌파 시도


입력 2023.03.08 14:19 수정 2023.03.08 14:50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한일관계 정상화에 앞장서 반대

"친일 매국 정권" 공격 수위 높여

11일 집회 참석 등 장외로도 나서

당내에선 어수선한 분위기 지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일관계 정상화에 앞장서서 반대 목청을 높이고 있다.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 과정에서 불붙은 당 내홍과 '방탄 논란'을 '반일몰이'를 통해 국면 전환해보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정권의 굴욕적인 강제동원 배상안에 국민들의 분노가 뜨겁다. 정부 배상안은 사실상 대일 항복 문서"라며 "강제동원 배상안은 일본 입장에서는 최대의 승리이고,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최악의 굴욕이자 수치"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망국적 강제동원 배상안의 대가로 일본이 한일정상회담과 G7정상회담 초청을 고려 중이라고 한다. 일본행 티켓을 위해 피해자를 제물 삼는 행위"라며 "친일 매국 정권이라고 지적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윤석열정권의 반역사적이고 반인륜적이고 반인권적인 야합과 굴종에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맞서겠다"며 "국회 차원에서 굴욕적 강제동원 배상안 철회 규탄결의안 추진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 대표는 당장 오는 주말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장외집회에 참석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일 특정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서울광장에서 '강제징용 해법 무효 촉구 범국민대회'를 여는데 여기에 가세한다는 것이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오는 11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강제징용 해법 철회 규탄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 입장에서 보면 자기자신의 '방탄'을 위한 장외집회에 본인이 나서는 것은 다소 겸연쩍은 측면이 있었는데, 때마침 대(對)정권 장외집회를 마음껏 벌릴 수 있는 판이 열린 셈이다.


이 대표는 자신이 언급한 국회 결의안 추진 외에도 이날 당 차원의 대책기구를 구성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국회부의장을 지낸 4선 중진 김상희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일굴욕외교 대책위원회'가 긴급 구성됐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대일굴욕외교 대책위원회는 향후 김상희 위원장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구체적 활동 계획을 세울 것"이라며 "시민사회와도 보조를 맞춰 위원회 활동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재명 대표가 '반일몰이'를 통해 당내 불만 해소를 모색하는 것과는 달리, 이날도 민주당 내에서는 체포동의안 '소신표' 사태 이후의 어수선한 흐름이 이어졌다.


민주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이날 당내 내홍 상황과 관련 "이재명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당의 불신 해소와 혁신을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더미래'는 이날 오전 정례모임 직후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이 검찰독재정권의 탄압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불신으로 당의 분열 위기에 이르게 된 것에 대해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단합된 힘으로 '50억 클럽' 특검 등을 신속히 처리하고, 윤석열정권의 실정을 바로잡는 강한 야당으로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비명(비이재명)계 공부모임인 '민주당의 길' 소속 의원들은 계속해서 이 대표의 결자해지를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전날 서울 마포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가지면서 "이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 "친명(친이재명) 일색 당 지도부로 당내 소통이 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를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욱·윤영찬 의원 등은 이날 예정된 박홍근 원내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전날 공유한 '민주당의 길' 소속 의원들의 우려를 박 원내대표에게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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