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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뗀 GM의 변신… 완성차 떼고 '미국차' 입는다


입력 2023.03.10 20:32 수정 2023.03.10 20:32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창원공장에 9000억·부평공장에 2000억 투자

정통 아메리칸 제품 라인업… 글로벌 수입차 브랜드로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GM

한국GM이 '한국'을 떼고 GM(제너럴 모터스)로 자리잡는다. 그간 국내 소비자들에게 국산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 사이에서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으나, GM을 앞세워 정통 아메리칸 브랜드로 체질개선을 꾀하는 모습이다.


그간 GM의 내수 판매량은 대중에게 아픈 손가락으로 비춰졌다. 수출량은 현대-기아차에 이어 부동의 2위를 기록해왔지만 국내 생산 모델 라인업이 줄면서 국내 완성차 브랜드는 물론 벤츠, BMW 같은 수입차 브랜드보다도 내수 판매량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완성차에서 글로벌 수입차 브랜드로 스탠스를 변경한 후 GM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이 달라지는 모습이다. 수입차 브랜드라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꽤 높은 판매량은 물론 국내 수입차 브랜드들을 압도하는 국내 경제 기여도를 자랑하고 있어서다.


실제 GM은 정통 아메리칸 제품 라인업을 내세운 이후 작년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가 선정한 월간 베스트셀링 브랜드 TOP 5에 수차례 이름을 올리며 수입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GM은 1만2000여 명의 직원과 수십만명 이상의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일자리 창출 등 국내 최대 외국인 투자기업으로 수입차 회사들 가운데에선 국내 경제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투자도 꾸준하다. GM은 올해 글로벌 시장에 수출을 시작하는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생산을 위해 창원공장에 9000억 원, 부평공장에 2000억 원 규모의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설비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이는 수익성 높은 글로벌 모델의 차질없는 생산과 판매를 위한 것으로, 여타 글로벌 수입 브랜드에선 볼 수 없는 규모의 투자다. 이를 통해 GM 한국사업장은 연간 50만 대 규모의 생산역량을 확보하며 국내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GM의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국내 부품업계와 지역사회에도 큰 낙수효과가 기대된다.


GM은 또 한국사업장에 3천명 이상의 엔지니어와 디자이너, 기술자를 바탕으로 한 연구개발법인을 운영, 글로벌 GM과 한국의 미래 자동차 산업 발전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밖에도 GM은 외투기업임에도 여타 수입차 브랜드와 다르게 국산차에 준하는 서비스망을 갖췄다. 실제 GM이 운영 중인 서비스 네트워크는 전국 400여개로 비슷한 미국 수입차 브랜드 대비 많게는 10배 이상의 규모다.


GMC 시에라 드날리. ⓒ한국GM

시장 상황도 GM에 유리하게 돌아가는 중이다. 최근 자동차 업계는 내수시장의 중요성이 전보다 많이 퇴색된 분위기다. 금리 인상과 반도체 수급난으로 내수 판매량이 줄어들자, 자동차 회사들이 너도나도 수익성 높은 해외판매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작년 국내 완성차 5개사는 모두 전체 판매실적에서 해외판매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와 기아는 최근 해외판매 비중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전체 실적에서 해외판매 비중이 각각 약 82.5%, 81.4%로 나타났다. 10대 중 8대가 해외에 판매되는 셈이다. GM(85.9%), 르노코리아(69%), 쌍용차(39.6%) 역시 지난해 해외판매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이러한 현상은 해외판매에 역량 집중하고 있는 GM에 순풍이 될 전망이다. 2022년 GM의 해외판매 비율은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높다. 여기에 GM 한국사업장은 트레일블레이저에 이은 새로운 글로벌 모델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생산을 올 상반기부터 시작하며 수출 물량을 더욱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에 집중하는 동시에 다양한 글로벌 라인업도 국내에 도입하고 있다. 작년 타호를 출시하며 소형 SUV부터 풀사이즈 SUV까지 모두 갖췄고, 지난 2월에는 국내 최초의 풀사이즈 픽업트럭 GMC 시에라까지 들여오며 정통 아메리칸 브랜드라는 아이덴티티를 공고히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GM이 내수 판매량에 집착하지 않고 수익성 높은 수출 시장에 집중하는 것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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