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외교 소통채널 열고 관계 관리' 합의
중국 외교사령탑인 왕이 공산당중앙 정치국 위원(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19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미·중관계의 악화 책임을 미국 탓으로 돌리며 대중국 제재 철회, 내정간섭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위원은 이날 베이징에서 블링컨 장관에게 미국의 '중국 위협론'에 대한 과장 중단과 불법적이고 독자적인 제재 철회, 내정간섭 중단 등을 요구했다. 그는 "미·중관계가 추락을 멈추고 안정화하려면 양국 정상 간의 합의가 실제로 실천에 옮겨져야 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시한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상생 협력의 원칙을 기본 지침으로 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왕 위원은 "미·중관계가 급랭한 근본적 원인은 미국이 중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잘못된 대중 정책으로 이어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양안문제와 관련해 "타협하거나 양보할 여지가 없다"며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진정으로 고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존중하며 '대만 독립'에 명확히 반대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블링컨 장관은 미국이 발리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합의한 의제로 돌아가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책임감 있게 차이를 관리하며 상호 관심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간 이견의 책임 있는 관리·통제, 양측이 이익을 공유하는 분야에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오후 4시30분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동할 예정이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전날 친 외교부장과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8시간에 달하는 마라톤 회담을 진행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은 "오해와 오판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외교와 폭넓은 현안에 대한 소통 채널을 열어두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블링컨 장관은 우려가 되는 몇 현안뿐 아니라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며 양국이 공유하는 초국가적 현안에서 협력을 모색할 기회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친강 부장은 "현재 중·미관계는 수교 이래 최저점에 놓여있다"며 미국 측에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이날 당국 간 소통 채널을 열어두고 민간교류를 통해 양국관계의 상황을 관리를 해야한다는 공통된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미·중관계의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양국 공동 워킹그룹 협의를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양국민의 인적 왕래를 포함한 교류 촉진에 뜻을 같이했다.
회담에는 미국 측에서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세라 베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대만 담당 선임국장, 니컬러스 번스 주중 대사 등이 배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화춘잉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양타오 외교부 북미대양주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2월 초 마국 상공을 침범한 중국의 정찰풍선 논란 등으로 양국관계가 급랭하면서 '무기 연기'됐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은 그가 전날인 18일 오전 베이징에 도착해 성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