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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김치 85% ‘아스파탐 첨가’…외식업계, 국산 김치 선택할까


입력 2023.07.07 15:03 수정 2023.07.07 15:06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아스파탐 발암 물질로 지정시 중국산 김치 영향

한국 식당 90% 이상 중국산 김치 사용…“가격차 커”

국산 김치로 전향은 어려워…“제반비용 모두 상승”

전남 담양군 고서면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겨울을 지내며 먹을 김치를 담그고 있다.ⓒ뉴시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겠다고 예고 한 가운데, 지난 한 달간 수입된 중국산 김치 약 88%에 아스파탐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업계는 국산 김치 수혜로 이어질지 내심 기대를 거는 눈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국내로 들어온 중국산 김치 1737건 중 무려 87.79%에 해당하는 1525건이 아스파탐을 원재료로 사용했다. 물량으로 따지면 2만2632톤이며 가격으로는 1262만8000달러(약 164억1500만원) 규모다.


중국산 김치에 아스파탐이 사용되는 이유는 김치가 너무 빨리 무르거나 익어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이다.


긴 수입·유통 과정에 아삭함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양념에 사용하는 것이다. 아스파탐은 설탕보다 200배 더 단맛을 내면서도 저렴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국산 김치의 경우 바로 유통이 되기 때문에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가 필요하지 않아 설탕이나 매실농축액을 쓰고 있다”며 “중국산 김치라고 하더라도 전부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인공감미료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종업원이 김치를 정리하고 있다.ⓒ뉴시스

현재 우리나라로 수입되는 김치 대부분이 중국산 김치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김치 수입량은 11만9131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만8787톤에 비해 20.7%나 급증했다. 자영업 음식점의 90% 이상이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다.


중국산 김치가 음식점 밥상을 점령한 이유는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중국산 김치가 국산보다 3배 이상 저렴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에 대부분의 서울시내 음식점들은 ‘메이드 인 차이나’ 김치 완제품을 도매상으로부터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아스파탐이 발암 물질로 지정되면 파장은 중국산 김치에도 미칠 전망이다. 주류, 식음료 업계에서 아스파탐이 퇴출당하면 중국산 김치 역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아스파탐 사용 주류와 식음료 리스트가 공유되고 있다.


실제로 국내 네티즌들 사이에는 이미 ‘아스파탐 음식 주의보’가 내려졌다.


일각에선 ‘아스파탐 퇴출’ 운동 조짐까지 보이면서 이를 지켜보는 외식업 종사자들의 시름도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아스파탐’이라는 또다른 폭탄까지 떠안았다는 볼멘 소리도 나온다.


프랜차이즈 외식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유독 먹거리 이슈에 민감하고, 소비자들이 민첩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크다”며 “아스파탐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중국산 김치를 꺼리는 움직임은 일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중국김치도 해썹김치 등 다양한데, 무조건 중국산 김치 쓰는 식당에선 ‘밥 먹지 말자’라는 논리로 흘러선 안 된다”며 “중국에서도 수출 등 B2B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이런 흐름세가 지속된다면 다른 대체제로 변경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통상 중국산 김치의 영토 확장은 B2B 시장이 주력인 국내 중소업체에게 직격탄으로 작용한다.


이번 아스파탐 거부 움직임과 관련해 한편으로는 완제품 김치를 판매하는 국내 대형 식품업체들에겐 중국산 김치 감소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식품업계서는 아스파탐의 퇴출이 본격 시작되면, 중국산 김치에 대한 불만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업계서는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던 식당이 하루 아침에 국산 김치로 바꾸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국내 중소 김치 생산업체 관계자는 “중국 현지의 식재료 값이나 인건비 차이, 규모 등을 감안하면 국산 김치의 가격 경쟁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며 “최근 외식업계는 인건비와 임대료, 공공요금 등이 모두 치솟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국산으로 변경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스파탐이 퇴출되면 중국 업체들은 다른 인공감미료가 채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일부 중국산 김치에서는 사카린나트륨, 아세설팜칼륨 등을 쓰고 있다”며 “당장 국산 김치의 수혜가 있긴 어렵겠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김치를 안심하고 식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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