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나토 밀착 가속…'중·러 견제 전선' 공고화

尹, 韓 대통령 최초 2년 연속 나토 회의 참석

韓·나토 ITPP 체결…안보·경제 협력 격상

"대서양·인태 안보, 분리 안돼…협력 중요"

미 상원 여야 의원단 접견, 노르웨이·네덜란드 등 정상과 양자 회담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장인 리투아니아 빌뉴스 리텍스포(LITEXPO)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만나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 문서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로 더욱 공고화된 밀착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 등 권위주의 진영에 맞서 미국·유럽 군사 동맹인 나토와 안보·경제 협력 수준을 격상하며 자유민주주의 진영과의 연대 강화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평화에 대한 한국의 기여 방안을 공유하고, 날로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맞선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11개 분야에서 협력을 제도화한 한·나토 '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ITPP)을 체결했다.

ITPP에 포함된 11개 협력 분야는 실무·고위급 정무·군사 분야 정례회의가 포함된 △대화와 협의를 포함해 △대테러 협력 △군축·비확산 △신흥기술 △사이버방위 △역량개발 및 상호운용성 △상호운용성 위한 실질 협력 △과학기술 △기후변화와 안보 △여성평화안보 △공공외교 등이다.

지난 2012년 한·나토 간 최초로 협력 문서로 체결된 '개별 파트너십 협력 프로그램'(IPCP)이 △정치군사 연결성 △사이버 방위 △비확산 △대테러 △상호운용성 △재난구호 △화생방 등 7개 분야를 단순 나열했던 것과 달리 ITPP는 협력 목표, 협력 분야 선정 배경, 관련 전략 목표, 세부 사업내용, 사업 이행 시기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한·나토 간 협력을 보다 구체화했다는 게 특징이다. 또 유효기간도 ITPP(4년)는 IPCP(2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어 나토 측과의 장기적인 협력을 도모할 수 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스톨텐베르그 총장과의 만남에서 "작년에 첫 번째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 받았을 땐 한국과 나토의 유대 관계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 연대감을 확인했다"며 "이번에는 ITPP를 통해 한국과 나토 간 협력의 틀을 제도화하고, 군사정보와 사이버 분야 협력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서양의 안보와 인도양·태평양의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대한민국·일본·호주·뉴질랜드 같은 인태 지역 국가들과 나토의 긴밀한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12일 열리는 나토의 아시아·태평양 파트너 4국(AP4) 정상회담은 윤 대통령이 주재한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인태 지역과 유럽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도 전 세계적으로 많은 파급 효과가 있는데, 한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불법적인 침략을 규탄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도 "나토 동맹국과 전 세계에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스톨텐베르그 총장에게 한국의 '국제 사이버 훈련 센터' 설치 구상 등을 설명하고, 나토의 '사이버 방위 협력 센터'(CCDCOE)와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나토와의 정보 공유를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지속적 지지도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빌뉴스 한 호텔에서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을 접견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빌뉴스 시내의 한 호텔에서 옵서버 그룹 자격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미국 상원 여야 의원단과 만났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번 만남에 대해 "한미동맹이 진정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발전하면서 동맹의 무대가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이에 나토 옵서버 그룹 공동의장인 진 섀힌 미국 민주당 의원은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가 미국의 행정부와 의회는 물론 미국인들에게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며 "앞으로도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의회의 초당적 지지는 변함없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노르웨이·네덜란드·포르투갈·뉴질랜드·루마니아·헝가리·스웨덴 등 7개국 정상들과 연쇄 양자회담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