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한 주한미군 트래비스 킹(23) 이병이 망명의사를 밝혔다는 북한의 발표와 관련해 미국 정부는 “검증할 수 없다”며 귀환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틴 메이너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북한의) 이런 주장을 검증할 수 없다”며 “우리는 그의 안전한 귀환에 계속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부의 최우선 순위는 킹 이병을 집으로 데려오는 것이며, 이를 위해 모든 가능한 통로를 활용해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이날 ‘미군 병사 트래비스 킹에 대한 중간조사결과’ 제목의 기사를 통해 킹 이병이 북한 영내에 “불법 침입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킹 이병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달 18일 관광객들 속에 끼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돌아보던 킹은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조미군부접촉실과 경무관휴계실 사이에서 고의로 우리 측 구역으로 침입했다가 근무 중이던 조선인민군 군인들에 의해 단속됐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 데 의하면 트래비스 킹은 자기가 공화국 영내에 불법 침입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킹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으로 넘어올 결심을 했다고 자백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트래비스 킹은 또한 불평등한 미국 사회에 환멸을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나라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폭행 등으로 두 달 가까이 구금됐던 킹은 지난달 17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지만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달아난 뒤 다음 날 JSA 견학에 참여하던 중 무단으로 월북했다.
미국은 이후 킹 이병과 관련해 유엔군사령부 등을 통해 북측과 연락을 시도했지만, 그의 안위조차 확인하지 못하는 등 의미 있는 소통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