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오늘 오후 의료진 협의해 영장 심사 출석 여부 결정
친명 '가결표 색출' 움직임 본격화…비명 "거부" 반발
분당 관측엔 양측 다 선 그어…"누구 좋으라고 딴 살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당은 대혼돈에 빠졌고, 이 대표는 구속 기로에 서게 됐다. 이 대표의 구속 여부가 개인의 정치적 운명은 물론 총선을 6개월여 앞둔 당의 운명도 가를 것으로 보이면서, 오는 26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를 하루 앞둔 당에 전운이 감도는 모습이다.
25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의 영장 심사 출석 여부는 이날 오후 의료진 협의 후에 결정될 예정이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후 의료진의 판단을 듣고 (출석 여부를) 확정할 것"이라며 "대표는 출석하겠다는 의지를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 단식에 들어간 이 대표는 단식 24일 차인 지난 23일 단식을 중단했다. 영장 심사 준비 및 출석으 앞두고 회복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 안팎에서 이 대표를 향해 단식 중단 요청이 잇따르기도 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출석하지 않거나 연기하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는 해석엔 "유불리를 따지는 건 아니다"라며 "건강 상태가 나가서 영장 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판단되면 출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장 심사를 하루 앞두고, 당 일각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 상황까지 거론되고 있다. 제1야당 대표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 현 지도체제를 둘러싼 내분이 자칫 분당 위기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친명(친이재명)계가 '가결파 색출'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당내 혼란은 극심해지고 있다.
친명계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헌정사에 일찍이 없었던 야당 대표 체포·구속이라는 죄명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며 "검찰과 윤석열 정권에 놀아난 민주당 가결파들의 폭거도 기가 막힌다"라고 비명(비이재명)계를 저격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1000원짜리 한 장 돈을 먹었다는 똑 떨어지는 증거는 아직도 찾지 못했나 보다"며 "뇌물죄로 엮지 못하고 경계도 애매모호한 배임죄로 엮어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같은 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누가 가결표를 던졌는지 파악하고 진단해나가야 한다"면서 "가결을 해당행위로 규정하고 그런 것에 대한 조치의 요구가 있다. 파악하고 진단해나가면서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라고 하는 것을 논의해 나가야 되고 의견도 수렴해 나가면서 해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명계는 친명계의 '가결파 색출' 움직임에 반발하고 나섰다. 지명직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밝힌 송갑석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루하고 야만적인 고백과 심판은 그나마 국민들에게 한 줌의 씨 종자처럼 남아있는 우리 당에 대한 기대와 믿음마저 날려버릴 것"이라며 "자기증명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조응천 의원도 KBS라디오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한 가결표로) 대국민 약속을 지켰고 방탄 프레임을 깨 우리 당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기 위한 정치적 행동인데 이를 해당행위라고 하는 건 진짜 적반하장"이라며 "해당행위가 되려면 당대표나 의총에서 이걸 번복한다는 걸 명확히 하고 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이유 같은 걸 국민들께 납득을 시키고 그걸 명확히 했어야 한다. 그게 없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친명계와 비명계 모두 공개적으로는 '분당론'을 일축했다. 서 최고위원은 "지금 누구 좋으라고 딴 살림을 차리겠느냐"라며 "문제가 있는 것은 문제대로 처리해 나가면서도 하나가 돼 윤석열 정권과 싸워 나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도 "전부터 자꾸 말씀을 드렸지만 지금 우리가 168석의 대한민국 제1당이다. 그리고 정부·여당이 국정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라면서 "이걸 제대로 견제를 해야지 대한민국이 앞으로 제대로 나아갈 것인데, 그러려면 우리 당이 제대로 서야 될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분당 가능성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