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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초등교사, 성추행 피해 상담하러 온 지인 성폭행 시도


입력 2023.12.12 15:19 수정 2023.12.12 15:19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피해여성, 성당에서 알게 된 학원강사에게 강제추행 당해

교육계 상담 전문가로 알려진 초등교사에게 상담 받으러 가

초등교사가 피해여성 모텔로 유인해 강제로 성관계 시도

피해자 A(26)씨가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박모(32)씨와 사건 다음날 나눈 대화ⓒA씨 제공

현직 초등학교 교사가 자신에게 성폭력 피해를 상담하러 온 지인을 성추행하고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12일 서울 종로경찰서와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피해여성 A(26)씨는 이달 초 경기 시흥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박모(32)씨를 강제추행 혐의로 고소했다.


강간미수 혐의를 받는 교사 박씨는 학교 내 성 문제 등을 다루는 '생활인권부장'을 맡으며 교육 전문지에 칼럼을 기고하고SNS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교육계 '인플루언서'였던 것으로 확인돼 그의 범행 시도는 더욱 충격적이다.


경찰에 접수된 고소장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달 자신의 성추행 피해를 상담하러 온 A 씨를 모텔로 유도해 입을 맞춘 뒤 성폭행을 시도했다. 그러나 A 씨가 "내 몸에 더 손대지 말라"며 완강히 저항했고, 성폭행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앞서 9월 A 씨는 성당에서 알게 된 사이인 문모(30) 씨로부터 "오랜만에 여자를 안아본다"며 뒤에서 껴안는 방식으로 강제추행을 당했다. 이에 교육계에서 성문제 상담 전문인으로 알려진 박씨에게 이를 상담하러 갔다가 또다시 성범죄에 노출된 것이다. 문씨는 노원구 소재 한 학원 강사로 알려졌다. 박씨와 문씨 모두 세례를 받은 천주교 신자로 알려졌다.


A씨와 박씨의 만남도 SNS가 시작점이었다. 문씨 역시 평소SNS에 신앙심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 믿고 의지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박씨는 현재도 학교에서 수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근무하는 초등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 처음 겪는 성폭력 사건이라 민감하게 관찰하고 있다"면서도 박 씨에 대한 징계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 교육청 지시가 내려오면 처리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일 A씨는 이 같은 내용을 SNS에 폭로했고 박씨는 개인 SNS 계정을 삭제했다. A 씨는 "(문씨와 박씨) 두 사람 모두 가해 사실을 회피하다 SNS에 피해 사실을 올리고 관련 영상을 보내니 그제야 인정하기 시작했다"며 "씻을 수 없는 잘못을 해놓고도 주변으로부터 '참교육자'로 포장된 것이 견디기 힘들어 피해 사실을 공론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양측 소명을 듣고 고소장 내용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인희 기자 (ihki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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