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돌아온 ‘흙신’ 라파엘 나달(37·스페인)이 또 부상으로 좌절했다.
나달은 7일(한국시각) SNS를 통해 부상 소식을 알리며 "최고 수준으로 5세트까지 치를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니다. (호주에서)스페인으로 건너가 치료를 받겠다"며 "3개월 내 최고의 컨디션을 회복하는 것이 목표"라고 알렸다.
부상으로 고통을 겪은 뒤 가까스로 복귀했지만 부상으로 또 코트에 설 수 없게 됐다.
나달은 지난주 호주 브리즈번에서 펼쳐진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브리즈번 인터내셔널을 통해 1년 만에 복귀전을 치렀다. 지난해 1월 호주 오픈 이후 코트로 돌아온 나달은 “테니스를 하면서 가장 힘든 1년을 보냈다. 다시 돌아오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나달의 복귀는 팬들에게 큰 감동이었다.
남자테니스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자(22회)로 이름값을 드높였던 ‘살아있는 전설’ 나달은 지난해 크고 작은 부상이 반복되면서 랭킹은 600위 밖으로 추락했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톱시드를 받고 나선 호주오픈에서는 2회전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세계랭킹 1위에서 600위 밖으로 밀려났지만 나달은 “이대로 코트를 떠날 수는 없다”며 재활에 매진했고, 약속대로 1년 만에 복귀했다.
우려했던 것보다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8강까지 진출했다. 거기까지였다.
지난 5일 대회 8강전에서 조던 톰프슨(55위·호주)에 세트스코어 1-2(7-5 6-7 3-6)로 졌다. 지난해 6월 수술을 받은 다리 부위에 통증을 호소, 결국 역전패 당했다. 수술했던 부위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뛰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번 시즌 첫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불참을 선언했다.
나달은 치료와 재활을 거쳐 오는 5월 개막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프랑스오픈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나달이 클레이코트에서 펼쳐지는 프랑스오픈에서만 단일 메이저 대회 기준 최다 우승(14회)을 차지한 ‘흙신’이지만, 최근의 몸 상태라면 출전도 장담하기 어렵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예고한 나달이 선수 생활을 어떻게 마무리할지 팬들의 애정 어린 걱정은 더 커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