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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국회의장 후보, '개혁입법' 강공 모드…'입법독주' 지적에 보인 반응은


입력 2024.05.09 00:12 수정 2024.05.09 00:12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秋 "공부 열심히하는 학생에 '공부독주'라 안 한다"

친명좌장 정성호 "대통령에 강력대응 국회 만들 것"

추미애·조정식·우원식·정성호 4파전으로, 16일 경선

저마다 '明心' 강조…22대 국회, 대립 정점 찍을 듯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당내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6선 조정식 의원·추미애 당선인과 5선 정성호·우원식 의원 ⓒ뉴시스

22대 국회 개원을 3주 앞두고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한 국회의장 후보들이 여야 쟁점 법안에 대해 입법 강공 드라이브를 예고하고 있다. 4파전으로 치러지는 경선에서 후보들은 하나 같이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 선명성을 앞세워 '정치적 중립'을 당부하는 김진표 국회의장을 향한 비난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누가 되더라도 극단적 대립의 정치가 예고된 상황에서 야당의 입법독주는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8일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추미애(6선)·조정식(6선)·우원식(5선)·정성호(5선) 의원이 출마해 4파전을 치르게 됐다. 오는 16일 실시되는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1~2위 후보 간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선출한다.


국회의장 후보들의 주된 공약은 '개혁입법'이다. 검찰과 언론이 대상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협치를 강조하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쟁점 법안이 흐지부지 됐다는 점을 근거로 22대 국회에선 보다 강경한 기조로 입법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국회의장에 요구되는 중립성은 이번 국회에서부터 '야권 편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후보들이 이구동성 '중립 타파'를 공언하면서다. 대통령 다음의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당적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도 특정 정당이나 정파의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인 위치에서 초당적 국회 운영을 해야한다는 취지다. 하지만 이 같은 의미를 개혁이란 단어로 바꿔 사문화 시키겠단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인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의장 후보들은 명심 선명성과 함께 당심(당원들의 마음) 사로잡기 경쟁도 한창이다. 첫 여성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추미애 당선인은 이날 국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어 "이제 국회에서 힘을 가진 우리가 답해야 한다"며 "민의를 따르는 개혁국회를 만들어 민생을 되살리고, 평화를 수호하며,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회견 종료 후 추 당선인은 기자들과 만나 '후보간 단일화 가능성'을 묻자 "민심과 당심이 높은 지지를 해주고 있다"며 "국민이 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압도적 밀어주신 민의를 해석하고 당심도, 민심도 받드는 그것이 당에도 잘 수용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당과 언론에서 제기되는 입법독주' 비판과 관련해 "반대를 위한 반대에 발목 잡혀선 안 되는 것"이라며 "학생이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공부독주'를 한다고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곧이어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으로 분류되는 정성호 의원도 공식 출마 회견 자료를 내고 "대통령의 권한을 넘는 법률안 거부권 행사, 입법부에 대한 과도한 압수수색, 시행령 통치 등 반헌법적 월권에 대해 물리적 제재, 권한 쟁의 등을 통해 강력히 대응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라고 밝혔다.


민주당 사무총장을 지낸 친명 조정식 의원도 전날 출마 자료를 통해 "지난 1년 8개월간 당 사무총장으로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민주당을 지키고 총선 승리를 이끄는 성과를 냈다"며 "국회의장이 된 후에도 정치검찰의 입법부 무력화 시도가 있다면 나를 밟고 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조 의원은 특히 헌법개정을 주도해 대통령 거부권에 대한 재의표결 의석수를 현행 200석에서 180석으로 하향하겠다고 공언했다.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하는 원포인트 개헌을 주장한 것으로, 사실상 민주당의 방패 역할을 자처한 셈이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우원식 의원 역시 "나는 이재명의 사회개혁 '가치동반자'"라며 "국회에 대한 검찰의 부당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 국회의 시행령 사전심사제 도입, 자료요구권 및 조사권 강화 등으로 국회의 실질적인 권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막판까지 출마를 고심하던 박지원 당선인(5선)은 경선을 포기했다. 박 당선인은 8일 페이스북에 "내가 나설 때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박 당선인은 후반기 국회의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민주당 몫의 국회의장 경선은 추미애·조정식·우원식·정성호 의원 4파전으로 압축됐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와 '찐명'(진짜 이재명 측근) 박찬대 원내대표 투톱 체제로 '명심당'(明心黨)을 구축한 상황이다. 아울러 중립성이 요구되는 입법부 수장 후보들까지 입법 강공 모드를 예고하면서 22대 국회는 원(院) 구성 난항에 따른 지각 개원을 비롯해 여야간 극한 대치를 벌일 전망이다.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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