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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당권 도전 SWOT…"뒤집을 기회" "얻을 것이 없다"


입력 2024.06.14 00:00 수정 2024.06.14 08:14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韓, '당권 도전' 사실상 공식화…정성국

"곧 한동훈의 시간 온다, 내주 출마선언"

당내서는 '득실' 제대로 따져야한단 의견

봇물…당권·대권 분리 규정 유지 걸림돌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당권 도전 기정사실화를 놓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로 선출될 경우 지속적인 대외 노출로 대권 가도에 가까워질 수 있고, 당내 세력을 구축할 수 있단 측면은 이득이지만, 거대 야당의 폭주를 막아세울 방안이 요원한데다 지방선거 공천에 관여할 수 없는 등 제약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야권의 입법부 폭주를 막아내지 못할 경우 이미지가 소비되면서 차기 대권 도전이 어려워질 수 있을 것이란 리스크도 무시해선 안 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전 위원장은 다음주 중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당대회가 다음달 23일로 개최될 예정인 만큼, 후보등록일로 예상되는 24~25일에 맞추기 위해 한주 앞서 출마를 선언할 것이란 전언이다. 정성국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곧 한동훈 (전 위원장)의 시간이 올 것으로 보인다. 출마 선언을 다음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전 위원장은 당권 도전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전 위원장은 지난 4·10 총선 때 자신이 영입한 인사들과 만나 "국민을 위하는 길이라면 대통령실과 여당이 협력하는 게 당연하지만, 이견이 있을 때는 해결 과정에서 긴장 관계가 될 수도 있는 게 국민을 위한 건강한 정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당헌·당규 개정 특별위원회가 이번 전대에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하자마자 한 전 위원장이 당권 도전에 대비하기 위해 여의도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당대표 캠프를 꾸렸단 보도까지 나왔다.


당내에선 한 전 위원장의 등판에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가장 큰 실익은 당권을 쥐면서 당내에 자신의 세력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총선을 앞두고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정치에 첫발을 내딛은 짧은 정치 경력을 가진 한 전 위원장은 당내 세력이 빈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단일지도체제가 유지된 것이 한 전 위원장에게는 기회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 한 의원은 "당내 세력이 없다고 봐도 무방한 한 전 위원장 입장에선 당권을 쥘 수 있는 지금이 골든 타임일 수 있다"며 "지금 출마하지 않으면 대권 도전이 어려울 것이란 얘기도 나오는 만큼 무조건 나와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뒤집을 기회'"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한 전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해 "얻을 것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190석에 가까운 거대 야당에 맞서 신임 당대표가 할 수 있는 것이 극히 제한된다는 주장에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대표 자리에 앉는다고 해서 이재명 대표와 얘기가 될 리 없다"며 "한 전 위원장이 나와서 어떤 이슈를 낼지 모르겠지만,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게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당내에선 지지율을 등에 업은 한 전 위원장에게 있어 당권·대권 분리 규정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헌당규 개정 특위가 당권·대권 분리 규정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당선돼도 대선 도전을 위해선 내년 9월 조기 사퇴가 불가피해서다.


국민의힘 당헌 제71조 2항에 따르면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자 하는 자는 상임고문을 제외한 모든 선출직 당직으로부터 대선 1년 6개월 전에 사퇴해야 한다. 대권주자인 한 전 위원장이 2027년 3월로 예정된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내년 9월까지는 사퇴해야 한단 의미이다.


이 규정으로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가 되더라도 쥐게 될 권한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한 전 위원장이 대권 도전을 위해 내년 9월 조기 사퇴할 경우, 이번 당대표가 쥐게 되는 2026년 지방선거 공천권을 포기해야 한다. 역대 대표들이 공천권을 무기로 당내 영향력을 확장해온 전례를 감안하면 가뜩이나 당내 조직력이 취약한 한 전 위원장에겐 아쉬운 대목이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차기 대권에 도전하려면 2026년으로 예정된 지방선거 공천권을 쥘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당권과 대권 분리 규칙이 유지되지 않았나. 그런 의미에서 한 전 위원장이 대권을 노린다면 다른 역할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라고 전망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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