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야당 의원 질문엔
나 "이재명" 원 "추미애"
한 "우원식" 윤 "정성호"
나경원·원희룡·윤상현·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2차 TV토론회에서 상대의 발언이 아닌, 자신의 과거 발언으로 당황하거나 진땀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나 후보와 관련해서는 홍준표 대구광역시장에 대한 저격 발언, 원 후보의 경우엔 대선경선 당시 윤석열 후보에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책임을 물었던 발언이 소환됐다. 윤 후보는 '친박 브랜드', 한 후보는 '총선 패배 책임 인정' 발언과 관련해 해명했다.
나경원 후보는 11일 오후 MBN 주관으로 열린 당대표 후보 2차 TV토론회 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코너에서 최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회동을 가진 홍 시장에게 과거 '비호감 정치'를 한다고 비판했던 발언과 관련해 입장을 밝혔다.
나 후보는 "홍 시장과는 참 인연이 깊다. 그 때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다 안 되는 선거, 우리가 20%p 지는 선거에 억지로 (나를) 출마시키고는 선거도 안 도와주고 내가 낙선한 이후에 공천도 못 받고 쉬었다"라며 "홍 시장이 당대표할 때 (나에게 한) 말이 지나쳐서 드린 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 보면 아주 시원하게 말하지만, 애당심·애국심이 강해서 말이 지나칠 때도 있었다"라며 "최근 대구에 가니까 나한테 '당대표 할 때가 됐다' '역량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아주 먼 사람도 가깝게 하는 정치인이고, 아주 가까운 사람도 멀어지는 정치인이 있는데 내가 전자(前者)"라고 밝혔다.
원희룡 후보의 과거 발언으로는 2021년 8월 대선후보 경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에 박 전 대통령 탄핵 책임을 물으며 "윤석열 비겁하다. 탄핵 책임 오십보백보"라고 한 게 꼽혔다.
이에 대해 원 후보는 "그 생각이 변함이 없다. 탄핵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이었다"라며 "윤 후보도 국민의힘에 들어오게 되면서 마음에 남아있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을 표시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 후보를 겨냥해 "그 시절을 화양연화라고 부르면서 법정최고형을 구형하고 보수 인사 1000명 넘게 잡아들였던 당사자가 그에 대한 아무런 입장 없이 우리 당을 접수하려는 것에 대해 매우 큰 걱정을 하고 있다"며 "운동권에서 전향한 좌파들, 문재인 정부 잔당들과 큰 그림을 그리느냐"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후보는 총선 패배 후 "국민 선택을 받기에 부족한 총선이었고, 패배는 오롯이 내 책임"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입장을 밝혀야 했다.
그는 "우리를 찍어주신 45%의 애국적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마음"이라며 "가장 절실하고 뜨거울 때 당의 문제점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본 사람으로서 이 변화의 골든타임에 반드시 해결하는 것으로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상현 후보는 8년 전 '경선하라고 해도 우리가 친박 브랜드로 다 만든다'라는 발언에 대해 "부끄러운 과거"라고 했다.
윤 후보는 "당시 박 대통령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이라고 생각했다. 오직 충성하고 악역을 자처했다"라며 "저런 업보 때문에 계속 공천 탈락하고, 많이 반성했다. 그 다음에 깨달은 것이 이제는 권력이 아닌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 후보는 야당 의원 중 '탐나는' 인재를 묻는 코너에서 각각 다른 인물을 택했다. 나·원·한 후보는 각각 이재명·추미애·우원식 의원을 반어적 의미로 선택했고, 윤 후보는 긍정적인 의미로 정성호 의원을 꼽았다.
나 후보는 야당 의원 중 탐나는 인재로 '이재명'을 언급한 뒤 "탐나는 게 아니라 데려오고 싶은 의원"이라며 "이 의원을 우리 당에 데리고 오면 국회 모든 분란과 모든 혼란, 국회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이 의원을 우리 당으로 데려와서 분란을 끝내고 싶다"고 밝혔다.
원 후보는 "아무도 내키지 않지만 굳이 한다면 추미애 의원"이라며 "지난번 정권 창출을 만들었으니 그 비법을 잘 적용해서 정권 재창출에 역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우원식 국회의장을 모셔 오겠다. 지금 국회 폭거를 막아야 할 의장으로 임무를 다하고 계시지 않는다"며 "그분을 모셔서 우리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그걸 막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정성호 의원을 꼽으며 '가장 친한 친구'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정 의원은) 가장 친한 친구이자 의리·소신 있고 합리적이고 할 말 하는 사이인데 대중적 인지도가 낮다"며 "우리들끼리 자주 어울리고 특히 서로 잘 되길 염원하고 우리끼리 정치가 없는 마당에 중진협의체를 만들어서 역할을 해보자고 같이 도모하는 관계"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네 후보는 모두 '정권재창출을 위해 윤 대통령의 당적 포기가 필요한가'라는 ○×코너에서 모두 '×' 팻말을 들었다.
원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해 "대통령 인기가 떨어졌다고 섣부른 차별화를 하면서 당정이 충돌하면 필패"라며 "제삼자든 누구든 특검이 임명되면 탄핵의 길로 무조건 접어든다. 그런 주장을 무책임하게 하는 후보가 있는데, 지금 '× 표식'을 든 것과는 달리 혼자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후보는 "원 후보는 나에 대한 것 아니면 할 말이 없나 보다"라며 "지난번 TV토론회에서는 원 후보도 (윤 대통령과)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며칠 만에 생각이 바뀐 것 같다"고 비꼬았다.
나 후보는 "대통령만 떼어놓고 우리는 깨끗하다, 우리는 잘했다고 하면 결코 표를 얻을 수 없다"고 했고, 윤 후보는 "대통령이 잘못하더라도 자산과 부채를 같이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