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신원식 "계엄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
야권이 윤석열 정부의 계엄 준비설을 굽히지 않는 가운데, 신원식 국방부 장관 겸 국가안보실장은 "국군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신원식 장관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장병들이 마음의 상처, 또 모욕으로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장관은 "지금 계엄이라고 하는 것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며 "의원들께서도 이제 많이 하셨지 않았느냐. 호소를 한다. 이제 더 이상 안 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경호처장 시절 신 장관 모르게 수도방위사령관·특전사령관·방첩사령관을 불러모았다는 점을 거듭 문제 삼았다.
신 장관은 비정기적으로 이어져 온 '해당 모임'을 자신이 사전 승인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이달 초 경호처장 공관에서 진행된 회합은 '예외'라는 게 야당의 지적이다.
실제로 신 장관은 '가장 최근 모임은 언제 이뤄졌느냐'는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최근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박 의원은 김용현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달 초 김 후보자가 수방사령관·특전사령관·방첩사령관를 공관으로 불러 저녁을 함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박 의원은 해당 모임 자체를 계엄 준비설과 연계했던 기존 입장에선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그는 "2024년 지금 이 시기에 무슨 계엄이 가당키나 하겠느냐"면서도 "그런 우려가 제기된다는 것에 대해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당시 "내란 예비 음모로 비칠 수 있음을 명심하시라"고 김 후보자를 쏘아붙였던 것과는 온도차가 있는 셈이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 충암고 후배가
사령관으로 있는 방첩사 방문
충암고 출신 중령·대령과 따로 식사"
야당은 '충암파'에 대한 의구심도 거듭 제기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충암고 후배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최근 충암고 후배가 사령관으로 있는 방첩사령부를 방문해 충암고 졸업생들을 따로 불러 식사를 했다는 설명이다.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상민 장관이 방첩사령부를 방문해 부대 현황 간담회를 갖고 방첨사 (소속) 충암고 중령과 대령을 불러 버젓이 식사를 했다.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겠느냐. 군심이 흔들리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신 장관은 통상 타부처 장관의 부대 방문은 사전에 보고를 받는다면서도 이 장관의 방첩사 방문은 "보고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부 의원은 "국회 행안위를 통해 이 장관의 군부대 방문 자료를 요청했는데 방첩사 방문은 쏙 빼고 제공했다"며 "방첩사에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 '정보수사기관 특성상 제공이 제한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련의 과정이 최근에 다 일어나고 있다"며 "지금이 어떤 군대인가. 무슨 계엄이냐. 그러나 국회에서는 당연히 지적할 수 있는 것이다. 예방주사의 효과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신 장관은 "툭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듯, 근거 없이 툭 던진 말에 장병들의 상처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며 "국군의 수장인 나부터 자존심이 상하고 명예가 손상돼 밤에 잠이 안 온다. 국군 장병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국방 태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말은 삼가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종말론자를 예로 들며 "종말이 안 오면 '내가 경고를 열심히 해 종말이 오지 않았다'고 할 것이냐. 그러한 행태는 종종 사이비 종교인들이 무책임하게 할 때 쓰는 말"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예방이라는 말도 국회의원들이 신중하게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