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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녀가 사람이 되기 위해 먹은 ‘쑥, 마늘’ 여성에게 좋은 약재?


입력 2024.10.09 07:00 수정 2024.10.09 07:00        데스크 (desk@dailian.co.kr)

개천절에 대해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는 고조선의 건국신화로 우리나라를 최초로 열었다는 ‘단군왕검’의 탄생설화일 것이다. 사람이 되고 싶어 한 곰과 호랑이가 어두운 동굴에서 100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으라고 했는데, 호랑이는 버티지 못하고 곰이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돼 환웅과 혼인해 단군왕검을 낳았다는 설화다.


현대인들이 보기에는 말이 안 되는 이야기로 여기거나 단순히 설화로 보거나 혹은, 곰을 모시는 부족과 호랑이를 모시는 부족 중에 곰을 모시는 토착 부족과 합쳐서 고조선을 세웠다고 보는 설화의 상징성만 차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쑥과 마늘은 왜 등장한 것일까? 한의학적으로 접근하자면 쑥과 마늘을 한약재에 추가로 넣어 처방할 정도로 효능이 명확한 약재들이다. 이를 바탕으로 환웅은 약재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의사로 추측할 수 있다.


쑥은 한의학에서 약재명으로는 애엽(艾葉)이다. ‘어머니의 풀’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다. 한약재 중에서도 부인과의 성약(聖藥)으로 꼽힌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피를 맑게 하며 혈액순환을 도와서 아랫배를 따뜻하게 해준다. 임신 중에 유산이 안 되도록 아이를 안정시키는 효능으로도 사용하는 약재다.


약재로 달여서 복용할 뿐만 아니라 쑥은 뜸 뜰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약재다. 쑥은 잘 말리면 낮은 발화점에서 타기 때문에 적당한 온도로 열을 전달할 수 있다. 거기에 쑥의 따뜻한 성질이 불과 만나면 열을 더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늘은 한의학에서 대산(大蒜)이라는 이름이다. 훈향지품(薰香之品)이라고 해 강한 향과 맛으로 체내의 나쁜 기운을 내보내고 활력을 돋운다고 한다. 마늘의 매운맛은 몸에서 따뜻한 성질을 불러일으킨다. 매운맛을 먹으면 땀이 나고 열을 식히기 위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은 이 때문이다. 따뜻한 성질은 혈관을 팽창시켜서 혈액순환을 강화하고 높아진 체온으로 외부에서 들어온 균이나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데 효과적이다.


마늘의 이러한 항균, 항바이러스 효과 및 항염 효과를 이용해서 뜸을 뜰 때도 피부 위에 마늘을 얇게 잘라서 올려두고 그 위에 뜸을 뜨면 피부병이나 곤충에게 물린 자리에 효과적이다.


이렇게 쑥과 마늘은 뜸 뜰 때도 사용할 정도로 성질이 따뜻한 약재들로 습하고 추운 동굴에서 버틸 수 있게 해주는 약재들이다. 그리고 마늘로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만큼 동물의 기운을 모두 빼내고 쑥을 통해 임신이 가능한 여성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처방했을 것이다.


우리나라 음식에는 마늘이 빠진 것을 찾기 어려울 만큼 국민 1인당 마늘 소비량으로는 전 세계에서도 독보적이다. 어쩌면 한국 사람이 체취가 가장 적은 민족 중 하나라는 연구 결과가 마늘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속이 쓰리고 열이 과도한 사람을 제외하면 마늘은 면역력을 올리고 내 몸을 정화해 주는 데 특화된 음식이다.


쑥은 생리통을 치료하거나 임신을 준비하는 한약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약재 중 하나다. 특히 평소 아랫배가 차다는 느낌을 받는 분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생리통으로 한의원에서 한약 치료를 한다면 건강보험으로 합리적인 금액으로 처방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이참에 쑥이 들어간 한약과 친해지는 것을 추천한다.

글/ 이한별 한의사·고은경희한의원 대표원장(lhb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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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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