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證 등 4곳 모두 올해 인하 행진
韓·美 등 연말 기준금리 방향 선제적 반영 중
신용융자 이자는 10%대 ‘요지부동’
최근 한국은행이 지난 10월에 이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등 글로벌 금리 인하 추세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발행어음 금리(수익률)를 내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투자자가 내야 하는 신용거래융자 금리 등은 요지부동인 가운데 반대로 이들이 받아야 하는 발행어음 금리는 발 빠르게 낮추는 것으로 두고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수익률을 연이어 조정하고 있다. 반면 똑같이 기준금리와 연동돼 있는 신용융자 금리 등은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사 및 단기금융업 인가의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발행할 수 있는 금융 상품이다. 한도는 증권사 자기자본의 2배 이내로 신용도에 기반한다.
발행어음은 원금이 예금자보호제도로 보장되지 않는 구조지만 파산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원리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안정성이 비교적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 발행어음업을 영위하는 곳은 4곳(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KB증권·NH투자증권)으로 이들 모두 올해 내내 발행어음 수익률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2일 퍼스트 발행어음의 수익률을 하향 조정한 것을 포함해 올해 총 12번(원화 8번 ·외화 4번)의 수익률 조정을 발표했다. 한국투자증권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발행어음 금리(개인형)는 3.00%, 12개월 상품은 3.75%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각각 0.5%포인트, 0.65%포인트 하락한 수준이다.
KB증권의 경우 각각 0.2%포인트, 0.4%포인트 내렸으며 미래에셋증권은 동일하게 0.5%포인트씩 인하했다. NH투자증권은 1년형만 0.5%포인트 내려 잡았다.
시장에서는 그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기준금리가 올해 하반기 인하를 시작한 것에 더해 향후 하락분을 증권사들이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9월 빅컷(기준금리 한 번에 0.50%포인트 인하)에 이어 지난 7일(현지시간) 0.25%포인트를 추가로 하락했다. 한국은행 또한 지난 10월 금통위를 통해 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으며 이달 28일에도 추가 인하를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불만 어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지급하는 해야 하는 발행어음 수익률은 빠르게 내리는 데 반해 회사가 받는 신용융자 금리 등은 건드리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주요 증권사들이 설정하고 있는 해당 이자율은 10%에 육박한다. 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증권의 이자율(61~90일) 평균 9.55% 수준이다.
이에 신용융자 금리가 너무 높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이 ‘금융투자회사의 대출금리 산정 모범규준’ 개정을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0.25%포인트 이상 변동할 때 증권사의 신용융자 이자율 변경 심사를 의무화했지만 적용은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실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던 지난달 11일 CD 금리가 3.40%까지 떨어져 3월 초(3.68%) 대비 0.25%포인트 넘는 차이를 보인 바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발행어음 금리의 경우 해당 증권사 신용도 등 다양한 조건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기준금리만으로 변경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신용융자 금리의 경우 조만간 내부 일정에 맞춰 조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