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그니오 매출에 트레이딩 부문 매출 사라져”
“트레이딩 부문 포함해 인수했다는 고려아연 주장은 모순”
“매출 규모 더 큰 캐터맨을 더 저렴하게 인수”
영풍이 고려아연이 5800억원을 투자해 인수한 미국의 전자폐기물 재활용회사 ‘이그니오 홀딩스’에 대해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영풍은 현재 이그니오 매출이 아예 없다며 ‘트레이딩 부문’ 매출을 포함해 인수했다는 고려아연의 주장이 모순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순이익이 극히 낮은 트레이딩 업체를 추가로 인수해 이그니오의 고가 인수 의혹을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영풍은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한 언론의 보도를 인용해 “현재 이그니오의 매출에 트레이딩 부문의 매출이 아예 없는 것이 사실이라면 트레이딩 부문을 포함해 인수했다는 고려아연의 주장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은 것”이라며 “고려아연이 이그니오의 인수 당시 가치평가나 실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이그니오의 트레이딩 부문 매출을 포함하면 인수가는 매출의 약 9배로 적정한 수준’이라는 고려아연의 입장과는 달리 고려아연의 인수 이후 이그니오의 트레이딩 부문 매출이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앞서 고려아연은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 홀딩스(페달포인트)를 통해 2022년 7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약 5800억원을 들여 이그니오를 인수했다.
영풍은 이그니오의 재무현황에 대해 “고려아연은 최초 지분 인수 당시인 그해 7월에는 21년 말 기준(잠정실적) 자본총계 약 110억원, 매출액 약 637억원으로 공시했으나, 잔여 지분 완료 시점인 그해 11월에는 21년 결산 후 재무자료상 자본 총계 -19억원, 매출액 29억원으로 공시했다”며 “불과 4개월 사이에 서로 다른 이그니오의 재무현황이 공시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의 회사를 1년을 기준으로 산정한 매출액(3개월 매출액 29억원에 4를 곱한 수치 가정) 대비 50배 수준의 고가에 인수했다는 논란이 일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고려아연이 올해 초 인수한 미국의 고철 트레이딩 업체 ‘캐터맨 메탈(캐터맨)’의 인수 규모와 비교했을 때도 이그니오의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은 지난 4월 미국의 자회사 페달포인트를 통해 캐터맨의 지분 100%를 5500만 달러(74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고려아연의 공시에 따르면 캐터맨의 매출액은 1조6561억원 당기순이익은 36억원이었다.
영풍은 “매출 1조6561억원 규모의 캐터맨은 740억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인수한 반면 이그니오는 고려아연의 주장대로 트레이딩 부문 매출을 포함할지라도 매출 600억원대의 회사를 무려 5800억원에 인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여기에 캐터맨 인수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영풍은 “매출이 훨씬 큰 캐터맨을 이그니오의 인수 가격에 비해 헐값에 인수한 점도 수상하지만, 기존 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비철금속을 주로 트레이딩하고 마진율도 극히 낮은 캐터맨을 인수한 점도 이상하다”며 “결국 이그니오의 ‘고가 인수’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매출만 높은 캐터맨을 인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영풍은 “고려아연은 이그니오의 평가보고서, 실사보고서 등 이그니오 인수 관련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해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또 이그니오 인수대금 5800억원 중 미래 투자를 위한 신주대금 2000억원이 어떻게 쓰여졌으며, 구주인수대금 3800억원은 주주들에게 어떤 조건으로 지급됐는지, 그리고 정확한 거래 근거와 의사결정과정은 무엇인지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