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이후 성적 다소 부진…과거 연임 모두 실적 개선 바탕
4Q 실적 반영시 반전 가능성도...전년比 증가 여부에 이목
모기업 기업은행 인사 관행도 변수…서 대표도 은행 출신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가운데 연임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2년 간 회사 실적이 다소 부진한 흐름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모기업인 IBK기업은행의 인사 관행 등 대외적 변수도 존재하고 있어서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3월 IBK투자증권 대표로 취임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서정학 대표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임기 2년 째 막바지를 맞고 있는 가운데 올해 부진한 실적과 모기업 관행에 따른 변수를 고려해야 해 연임에 대한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내년 1월 중순경 이뤄질 예정인 IBK기업은행의 임원 인사 및 계열사 대표 인사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서 대표 취임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격 등으로 회사의 실적이 다소 부진한 점이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수익(순매출)은 1조96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반면 같은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769억원, 321억원으로 각각 0.9%, 46.7% 감소했다.
올해 중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 관련 손실 보상 비용 150억원 등이 책정된 것이 실적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취임 첫 해인 지난 2023년에도 IBK투자증권은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작년 IBK투자증권의 영업이익은 879억원으로 직전년도 대비 32.47% 증가했으나 순이익은 312억원으로 33.7% 줄었다. 부동산 PF 관련 대규모 충당금을 쌓으면서 작년 4분기에만 28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나타냈기 때문이다.
과거 IBK투자증권 대표 중 1년 더 연임에 성공했던 사례들은 모두 실적 부문에서 양호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고려하면 서 대표의 연임에는 먹구름이 끼었다는 관측이다.
조강래 전 대표는 지난 2011년 5월 IBK투자증권 대표로 취임했다. 당시 IBK투자증권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지 조 전 대표 취임 직후 인 2012년 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이에 조 전 대표는 1년 연임에 성공해 2014년 7월까지 IBK투자증권을 이끌었다.
지난 2014년 8월 취임한 신성호 전 대표도 취임 다음 해인 2015년에 영업이익 399억원을 기록해 전년(177억원) 대비 두 배 이상 성장시키면서 2016년 7월에 연임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연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동산PF 이슈는 서 대표 취임 전에 발생한 사항이 아직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다양한 실적 개선 노력들이 조금씩 결실을 맺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에서는 올해도 3분기까지 수익성이 다소 부족한 면이 없지 않지만 4분기 실적이 반영될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작년 시장 침체에 따른 여러 악재가 거의 해결되고 있다”며 “4분기 실적까지 반영되면 올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 대비 43%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모기업인 IBK기업은행의 관행도 서 대표에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IBK기업은행 내 계열사의 경우 IBK기업은행 부행장이 퇴임한 이후 회사 대표로 오는 경우가 매년 나왔다. 서 대표 또한 IBK기업은행 부행장을 거쳐 IBK저축은행 대표로 이동했다가 IBK투자증권 대표가 취임했다.
현재 IBK기업은행 부행장 가운데 이미 퇴임한 인원이 다수 있는 가운데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부행장들도 5명이나 되는 만큼 이들 중에서 한 명이 신임 IBK투자증권 대표로 올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PF 등 외부적인 요인에 이어 서 대표가 취임 당시 강조했던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연임에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모회사인 IBK기업은행도 은행장이 연임을 한 전례가 거의 없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