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직접 조언하는 맷 슐랩 ACU 의장
탄핵안 가결됐는데도 尹 찾아가 의견 들어
배우자도 트럼프 1기서 백악관 국장 지내
최근 대담서 '중북좌(中北左) 연대'에 우려
오는 21일(이하 한국시각 기준) 취임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이 국회의 탄핵소추를 당해 직무가 정지된 윤석열 대통령을 한남동 관저로 찾아가 극비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맷 슐랩 미국 보수주의연합(ACU) 의장은 지난달 14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윤 대통령을 찾아가 비상계엄 발동 이유와 탄핵소추 이후의 국내 정국 상황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4일은 국회 2차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윤 대통령이 직무정지된 날로, 슐랩 의장은 가결 직후에 윤 대통령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보수주의연합은 미국 최대의 보수 성향 시민단체로, 슐랩 의장은 트럼프 당선인에게 직접 조언할 수 있는 막역한 사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2월 미국 보수주의연합이 개최한 행사에 직접 참석해 연설하면서 "ACU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상식으로 뭉친 곳"이라고 슐랩 의장에게 감사의 뜻을 표한 바 있다.
슐랩 의장은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정무국장을 지냈으며, 배우자인 메르세데스 슐랩 여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전략커뮤니케이션 국장을 지냈다.
윤 대통령과 극비 회동을 가진 슐랩 의장이 당시 국내 정치 상황에 관해 어떤 의견을 개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슐랩 여사는 지난 8일 미국 보수 성향의 시사평론가인 고든 창 변호사와 한반도 정세에 관한 대담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창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것은 도를 넘는 일"이었다면서도 "야당이 의무를 다하고 있던 (한덕수) 권한대행을 탄핵했고, 두 번째 (최상목)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도 시도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슐랩 여사도 "중국·북한이 (한국의) 좌파 정당을 지지하는 것 같고, 미국의 동맹인 일본·대만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이번 일은 지정학적 관점에서 (극동의) 역학 구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관저를 찾아온 슐랩 의장을 만나 국내 상황에 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고 있지만, 대화 내용은 알지 못한다"면서도 "윤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에 한국 야당이 '가치외교라는 미명 하에 북한·중국·러시아를 적대시한 기이한 외교정책'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미국 조야에 우려의 분위기가 만연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