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가산금리 점검 지시
코픽스 하락에 주담대 변동금리↓
금리 동결했지만...인하 기조 지속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하하는 가운데,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변동형 상품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대출금리가 더 내려갈 전망이다. 여기에 경기부진으로 추가 금리 인하도 불가피하다.
17일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가 낮아졌다.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22%로 전월보다 0.13%포인트(p) 하락하면서, 주담대 변동금리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신규 코픽스는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잔액 및 신잔액 기준 코픽스도 전월 대비 내렸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4.72~6.12%에서 4.59~5.99%로 인하했다. 신잔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도 4.78~6.18%에서 4.69~6.09%로 낮아졌다.
우리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도 신규 코픽스 기준 5.24~6.44%에서 5.11~6.31%로, 신잔액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는 5.16~6.36%에서 5.07~6.27%로 하향 조정됐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내려갔다. 국민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신규 코픽스 기준 4.48~5.88%에서 4.35~5.75%로, 신잔액 코픽스 기준 4.45~5.85%에서 4.36~5.76%로 하향했다.
코픽스가 하락함에 따라 당분간 은행권 변동형 주담대와 전세대출 상품의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픽스가 아닌 금융채를 기준으로 주담대 금리를 산정하는 신한·하나은행도 시차를 두고 하락분이 반영될 전망이다.
아울러 시중은행들은 주담대 상품의 우대금리나 가산금리를 조정하며 금리 부담을 낮추고 있다. 신한은행은 주담대 가산금리를 최대 0.1%포인트(p), 우리은행은 0.09%p를 인하했다. SC제일은행은 오는 20일부터 다자녀가구에 대한 대출 우대금리 0.1% 조건을 기존 3자녀에서 2자녀로 완화했다.
나머지 은행들도 금리 인하 행렬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전날 기준금리가 동결되자, 은행 고금리 이자 부담을 경계하는 발언을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가계와 기업이 종전 2차례 금리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대출 금리 전달 경로, 가산금리 추이 등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당부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산금리 인하 일정은 아직 나온 바 없지만, 시장상황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달 추가 금리 인하도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전날 고환율 우려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금리 인하 기조는 변함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저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모두 앞으로 3개월 이내 지금 금리 연 3.00%에서 더욱 낮은 수준으로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은행 수신상품 금리도 낮아진다. 은행 정기 예·적금 상품 등의 금리가 하향되면 은행 조달금리가 낮아져 코픽스 금리도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