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새 백악관 주인의 선물 'LNG'...미소짓는 K-조선

트럼프 "美 에너지, 세계에 수출할 것"

원유·천연가스 운송량 증가 예상돼

LNG운반선 수요 증가 역시 뒤따를 것

고도 기술력 가진 K-조선에는 기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 시간) 미 연방의회 의사당 로툰다에서 제47대 대통령 취임 선서를 마친 후 취임사를 하고 있다. ⓒ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 내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천명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중단된 에너지 수출 프로젝트의 재개가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이로 인한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의 활성화가 예상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열린 취임식에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석유·천연가스 시추를 전면적으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취임사에서 "우리는 물가를 내리고, 전략비축유를 채우고, 미국 에너지를 세계에 수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의 내각에 그들이 보유한 막대한 권한을 총동원해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고 비용과 물가를 신속히 낮추도록 지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롭게 출범하는 미 행정부는 트럼프의 이같은 공언에 부응해 국가 에너지 정책을 전면 수정할 방침이다. 우선 알래스카 북극 야생보호구역과 연방 소유 토지에서 석유 및 가스 시추를 재개하고 바이든 행정부가 설정한 천연가스 수출 제한을 철회, 수출 허가 절차를 간소화할 예정이다. 또 미국 석유, 천연가스, 전력 정책을 감독하는 국가 에너지위원회를 신설할 계획이다.

미국의 이같은 조치를 반기는 쪽은 국내 조선업계다. 원유와 천연가스 운송량 증가가 예상되는 데 이는 LNG운반선 수요 증가로 이어진다. 국내 조선업계가 LNG운반선 건조에 강한 경쟁력을 가졌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수혜를 예상해볼 수 있다. 실제로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체는 전 세계 LNG선 물량의 80% 가량을 건조할 만큼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LNG 수출 규모는 바이든 정부 시절 각종 환경 규제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2016년 76만7000t에 불과했던 미국의 LNG 수출 규모는 2020년 4900만t, 2022년 8100만t, 2023년 9120만t으로 늘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에너지 수출을 장려하는 정책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증가 속도는 폭발적으로 늘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은 새해부터 LNG선박의 수주 및 수출 소식을 내놓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 6일 아시아 선사로부터 수주한 17만4000㎥급 LNG 운반선을 인도했다고 밝혔다. 올해 인도가 예정된 139척의 선박 중 26척이 LNG 운반선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와 3796억원 규모 LNG 운반선 1척에 대한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주를 통해 삼성중공업의 LNG운반선 수주 잔고는 84척, 191억 달러(한화 약 27조8300억원)로 늘어났다.

LNG운반선의 신조선가가 하락한 상황이지만, 최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로 국내 조선사들의 수익성 확보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LNG 운반선의 선가는 지난해 상반기 2억7000만 달러(한화 약 3880억원)에서 현재 2억5900만 달러로 내려왔다. 하지만 달러로 대금을 받는 산업 특성상 높은 환율로 수익성을 챙길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국내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들은 트럼프의 복귀 확정으로 거는 기대가 큰 상황"이라면서 "여러 부분에서 미국발 수혜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