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임시 주총 D-1…승기 잡은 영풍·MBK, 고려아연 경영진 교체 시나리오


입력 2025.01.22 12:12 수정 2025.01.22 12:15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임시 주총에서 과반수 득표제 방식으로 이사 선임 여부 결정

집중투표제 도입 제동…영풍·MBK, 경영권 분쟁 승기 잡아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 지속 추진,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

영풍·MBK의 경영권 장악에 반대하는 핵심기술진과 노조 설득이 과제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사옥 전경. ⓒ고려아연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설정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법원이 영풍·MBK파트너스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집중투표제 도입을 무산시키면서, 이에 따라 이번 주총은 일반 표결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영풍·MBK가 이사회 장악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풍·MBK는 경영권 확보 후 전문 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고려아연의 핵심 사업인 전기차 배터리 소재, 자원 순환, 신재생 에너지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노동조합과 기술진의 강한 반발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3일 열릴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는 과반수 득표제 방식에 따라 이들의 이사 선임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번 임시 주총의 관건은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 19명 설정이다.


법원은 지난 21일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집중투표 방식으로 이사를 선임해선 안 된다는 영풍·MBK파트너스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히든카드'인 집중투표제 도입이 제동이 걸리면서 영풍·MBK가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집중투표제 도입 안건이 가결되더라도 이번 주총에서는 적용되지 않게 된다.


법원이 이사 수 상한 19인 안건 상정은 인정했으나 집중투표제가 도입되지 않으면 사실상 이안건도 가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고려아연 측이 추천한 이사 후보는 7인, MBK 연합이 제안한 후보는 14명이다. 일반 표결로 진행되기 때문에 고려아연 의결권 지분이 과반에 가까운 영풍·MBK 측 이사 후보 모두가 이사회에 진입하고 고려아연 측 후보는 모두 진출 실패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영풍·MBK는 이사회 장악으로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면 기존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전기차 배터리 소재,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을 지속 추진하면서도 경영 체제를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유한책임회사의 최대 주주이자 한국기업투자홀딩스의 대표이사는 지난 9일 주주서한을 통해 “고려아연이 추진하고 있는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비철금속 제련업은 물론 자원순환과 전기차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글로벌 선도기업으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전략”이라며 기존 사업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동시에 장씨 가문과 최씨 가문의 동업체제로부터 고려아연을 독립시키는 것이 목표다. 두 가문 모두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고 전문 경영인들이 회사를 운영하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최 회장의 원아시아파트너스·이그니오 투자 등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다만, 이사회를 장악하더라도 고려아연의 우호적인 대기업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기술진과 노조를 설득하며 내부 분위기를 안정시키는 과제가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중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비롯한 고려아연 핵심 기술진 간부 15명은 지난 16일 "MBK와 실패한 제련 기업 영풍과는 함께 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고려아연 노동조합도 "MBK파트너스·영풍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성공할 경우 총파업 등 모든 방법으로 회사를 지킬 것"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와 관련된 우려에 대해 고려아연 공개매수를 주도한 ‘키맨’ 강성두 영풍 사장은 일축시킨 바 있다.


강 사장은 지난해 10월 핵심기술엔지니어 이탈 우려에 대해 “그분들(고려아연의 핵심 엔지니어들)의 주장은 우리가 경영을 잡으면 눈 녹듯 없어질 것”이라며 “평생 이 기술 외 다른걸 해보신 적이 없는 분들이 어디를 가시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회사에 기여를 많이 하시기 때문에 상당히 급여도 높을 것”이라며 “최 회장 체면을 봐서 ‘한 번 도와주자’해서 그런 얘기를 하신 것”이라고 봤다.


강 사장은 “저는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핵심기술진들이 그만두겠다면)삼고초려를 해서라도 붙잡아야 한다”며 “그래도 그만두시겠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제중 부회장님 포함해 나가실 분은 한 분도 없다”고 예상했다.


노조 측에서 가장 우려하는 사항인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은)인위적이든 뭐든 안 한다”며 “그게 저의 생각이고 김광일 (MBK) 부회장도 똑같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영풍·MBK는 “주주분들은 물론, 고려아연의 임직원 및 노동조합, 관계사 및 협력업체, 지역사회와도 진정성 있는 소통을 실행해 나갈 것”이라며 “책임 있는 최대주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