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 인근에서 29일(현지시간) 발생한 여객기와 군용 헬기 충돌·추락 사고로 탑승객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존 도널리 워싱턴DC 소방서장은 30일 오전 로널드레이건내셔널공항에서 진행한 합동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이번 사고에서 생존자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이제 구조에서 수습 단계로 전환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도널리 서장은 현재까지 시신 28구를 수습했으며, 이중 27명은 여객기, 1명은 헬기에서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자회견 전 NBC는 추락 사고 현장에서 30구 이상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29일(현지시간) 아메리칸항공 산하 PSA항공의 소형 여객기는 오후 8시53분쯤 워싱턴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고 접근하던 중 미 육군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공중에서 충돌한 후 인근 포토맥 강에 추락했다.
추락한 비행기에는 승객 60명과 승무원 4명, 헬기에는 군인 3명이 타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끔찍한 사고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라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서 "비행기는 완벽하고 일반적인 경로로 공항에 접근하고 있었다. 헬리콥터는 오랫동안 비행기를 향해 직진했다. 맑은 밤이고 비행기의 불빛이 타오르고 있었는데 왜 헬리콥터는 방향을 바꾸지 않았을까"라며 "관제탑은 헬기에 여객기를 봤는지 묻는 대신 어떻게 해야 할지 말했어야 했다. 이것은 예방했어야 할 나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1994년 세계 피겨 선수권 대회 챔피언 출신인 러시아의 예브게니아 슈슈코바와 바딤 나우모프 부부가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부는 미국에 거주하면서 피겨 코치로 활동해왔다.
비행기에는 아들인 막심 나우모프도 타고 있었다고 러시아 언론이 밝혔다.
막심은 지난 20~26일 미국 캔자스주 위치토시에서 열린 미국 피겨 선수권 대회에 출전했으며, 이들 부부는 아들의 경기를 지켜본 뒤 돌아오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미 피겨스케이팅연맹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에는 연맹에 소속된 선수들, 코치들과 이들의 가족들도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캔자스에서 열린 피겨 선수권 대회와 함께 열린 청소년 스케이터를 위한 캠프에 참가한 뒤 워싱턴DC로 돌아오던 길이었다.
알렉스 쇼플러 미국 피겨스케이팅연맹 홍보담당자는 "말할 수 없는 비극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한때 사고를 당한 선수 중 한국계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 가운데, 정부는 현재까지 파악되거나 접수된 한국인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