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비판 이어지자 페이스북 글
"다양한 풀 ·나무 건강한 숲이길…
작은 차이로 싸우는 것 멈춰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을 향한 비명(비이재명)계 주요 인사들의 비판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다양한 원소가 결합할 때 강력한 합금이 만들어진다는 지혜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재명 대표는 3일 오후 페이스북에 '숲은 단 하나의 나무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총구는 바깥으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여름 벌판이 아름다운 까닭은 다양한 꽃들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고, 오래된 성벽이 튼튼한 까닭은 다양한 돌들이 서로 기대어 지탱하기 때문"이라며 "단음으로는 화음을 만들 수 없고, 여러 소리가 모여야 비로소 아름다운 화음의 심포니가 완성된다"고 했다.
그는 "일찍이 영국의 작가 E.M. 포스터는 '우리는 민주주의를 두 가지 이유로 환호한다. 하나는 그것이 다양성을 허락하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비판을 허용하기 때문'이라고 했다"며 "전적으로 동의한다. 다양성과 비판은 현대 정당의, 우리 민주당의 생명과도 같은 원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목소리가 공존하고 활발한 토론이 이루어질 때 창의성과 역동성이 살아난다. 우리는 그 힘으로 생산적 통합, 발전적 성장의 꿈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우리 민주당이 다양한 풀과 나무가 자라는 건강한 숲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한 목소리만 나오지 않도록 오히려 다른 목소리를 권장하면 좋겠다"며 "우리 안의 다른 의견을 배격하면서 내부 다툼이 격화되면 누가 가장 좋아하겠느냐"라고 물었다.
이 대표는 "우리는 대한민국 역사에 기록될 항전을 치르고 있다"며 "반헌정세력과 싸워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 극단과 이단들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고 헌정질서를 회복하는 것보다 시급한 일은 없다"며 "내부의 차이를 확인하는 것보다 민생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살리고 민주주의를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가지 꽃이 아니라 수많은 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백화제방'을 함께 꿈꿨으면 좋겠다"며 "그날까지 작은 차이로 싸우는 일은 멈추고 총구는 밖으로 향했으면 한다. 나 또한 여러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며 함께 이기는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메시지는 이날만 문재인정부 출신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비명계 원외모임 초일회 간사 양기대 전 의원 등이 자신을 향한 쓴소리를 쏟아낸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전 실장은 페이스북에 "김대중·노무현·문재인 후보는 모두 충청에서 압승을 했다. 왜 이재명 후보는 충청에서 졌을까"라며 '20대 대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절실하게 통합과 연대에 적극적이었느냐"라고 추궁했다.
양기대 전 의원도 "이 대표의 독선적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다양성과 민주성을 바탕으로 하는 역동적인 민주당이 돼야 한다"며 "'이재명의 민주당'이 아니라 '민주당의 이재명'이 돼야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