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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조 ETF 시대 ‘민낯'…양극화 견인하는 투톱에 중소형사들 ‘아우성’


입력 2025.02.11 04:25 수정 2025.02.11 04:25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투톱’ 삼성·미래에셋, 작년 순자산 증가분 67% 차지

거대 양사 ‘저보수’ 경쟁 몰두까지…중소형사 더욱 타격

대형사 ‘쏠림’ 해결해야…“질적 향상·차별화가 우선”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순자산이 180조원을 돌파하며 전성기를 이어가고 있으나 ‘양대산맥’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한해 성장세가 부각되는 등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보수 인하’ 카드까지 꺼내 들자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고 있고 중소형 운용사들의 불만도 계속 커지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ETF 순자산 증가분(52조452억원)의 67.32%(35조358억원)는 삼성자산운용(17조3714억원)과 미래에셋자산운용(17조6644억원)이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ETF 시장에서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양사의 비중이 절반을 훨씬 웃도는 셈이다. 특히 나머지 24곳 운용사의 합산 증가분(32.68%)이 삼성자산운용(33.38%)과 미래에셋자산운용(33.94%)의 개별 증가분보다도 낮은 실정이다.


그동안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보수 인하’ 경쟁을 지속하며 점유율 확보에 주력해왔다. 최근에도 나란히 보수 인하에 나섰는데 ETF가 운용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등극한 만큼 수수료를 둘러싼 양상의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6일 미국 대표 지수(S&P500·나스닥100)를 추종하는 ETF 2종의 보수 인하를 단행했다. 해당 상품들의 보수가 인하된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보수 인하’에 경쟁사인 삼성자산운용도 다음날인 7일 동일 유형 상품 2종의 보수를 내렸다. 회사는 지난해 4월에도 보수를 내린 바 있는데 10개월 만에 다시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삼성자산운용 사옥(왼쪽)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옥 전경. ⓒ각사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 대비 재무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 운용사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 ETF 시장의 급성장에 발맞춰 점유율 확보, 순자산 증가 등을 노렸으나 거대 양사의 ‘보수 인하’ 조치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사의 경우 다수의 ETF를 운용하기에 보수를 낮춰도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중소형사는 보수 인하 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고 대형사 대비 인지도가 낮아 투자자 유치에 불리하다.


중소형 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당장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견줄 만한 대응책이 뚜렷하게 없어 올해 성장 전략에 차질이 빚어질 듯하다”고 토로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운용사의 ‘제 살 깎기’ 식의 보수 인하 경쟁이 점유율 확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과 상품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닌 ‘저보수’라는 점만 내세웠다는 진단이다.


그러면서 보수 인하가 단기적 측면에서는 투자자 유치에 유리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내실을 키우지 못해 ETF 시장 전체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리한 보수 인하 경쟁은 시장 건전성을 훼손할 수 있고 ETF 시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서라도 대형사로의 쏠림 현상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보수 인하보다 차별화된 상품으로 회사 경쟁력을 높이려는 운용사들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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