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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지수 ETN’ 2년 만에 상장 된 까닭은


입력 2025.02.13 04:20 수정 2025.02.13 07:06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트럼프發 변동성에 상품 마련 분주

VIX 추종 상품 3종 동시 상장…만기 입박에 대응

금리 인하 등 변곡점 하반기 형성…헤지 전략 가속

월지급식 펀드도 한 달 새 설정액 3% 이상 증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변곡점이 형성되기 전까지 자본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이를 위험분산(헤지)하기 위한 상품들이 줄을 잇고 있다. 변동성지수를 직접 추종하는 간접투자 상품이 시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고, 월 지급식 펀드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 2곳은 VIX(Volatility Index·변동성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N) 총 3종을 상장 시켰다. 이는 지난 2023년 3월 이후 약 2년 만에 VIX 추종 상품이 나온 것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10일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VIX 선물 일간수익률을 정방향 1배, 역방향 0.5배 각각 추종 ETN 2종을 선보였고, 미래에셋증권도 같은 날 역방향 0.5배 추종 ETN 1종을 상장했다.


이번 신규 상품 출시는 지난 2023년 3월 낸 동일 상품이 이달 3월 만기를 맞는 데 따른 결정이다. 공백 없이 시장에 재진입한다는 점에서 수요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VIX 추종 상품은 추가로 상장할 가능성도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외에도 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하나증권의 VIX ETN이 내달 만기가 돌아와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VIX는 월가의 ‘공포지수’라고도 불린다. 이 지수는 S&P 500지수 옵션과 관련해 향후 30일 간의 변동성에 대한 투자기대지수를 나타내는데 상승할수록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커지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VIX가 자본시장 분위기를 파악하는 가늠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협상용이라는 낙관론이 팽배한 가운데 시장과 기업 소비심리가 영향을 받거나 외환 급변동으로 금융 안정성이 흔들리기 시작하면 패닉으로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데이터트렉 리서치 공동창업자인 니컬러즈 컬러즈는 VIX가 16에서 20을 넘는 수준으로 뛰고 난 뒤 수주일 동안 이 수준에서 떨어지지 않으면 시장이 패닉에 빠져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기준 VIX는 16.02을 가리키고 있다. 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일이었던 지난해 11월6일 이후 12.77에서 27.62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다.

VIX가 16에서 20을 넘는 수준이 지속될 경우 시장 패닉에 빠질 수 있단 경고가 나온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증권가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우려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하 시기를 늦춰 ‘트럼프 리스크’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변곡점 형성이 늦어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


변동성 리스크가 지속되며 이를 피하기 위한 투자수요는 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례로 트럼프 당선 이후 투자이익을 매달 지급해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목표로하는 월 지급식 펀드에 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월지급식 펀드는 이날 기준 설정액이 1조5588억원으로 한 달 전인 1월13일(1조5107억원)과 비교해 3.18%(481억원) 불어났다. 수익률은 1.19%로 누적수익률이 한 달 간 꾸준히 증가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발언 하나하나에 시장이 민감하게 움직이는 변동성 높고 피곤한 장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며 “변곡점은 하반기 즈음 나타날 것으로 보이는데 현재의 상황은 금리 인하를 논하기에 마땅치 않은 요인이 많다”고 설명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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